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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전하는 견고한 삶의 가치
신순규 지음 / 판미동 / 2021년 7월
평점 :
성공한 뒤에는 나도 하고싶은 것이 있었다. 공익재단을 설립해서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구상이다. 얼마나 성공한 뒤에 만들 것인지, 얼만큼 어려운 사람들을 어떤 방법으로 도울것인지 등이 하나도 없는, 현재 단계에서는 그냥 씨앗에 불과한 막연한 희망사항이다.
그런데 이를 실제로 실천한 분이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에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월스트리트 금융회사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인 신순규 작가의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이다.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저자는 자기계발서 집필이 목적이 아니라고 우선 밝힌다. 그보다는 코로나19가 덮친 이 혼란의 시기를 미국에 거주하면서 직접 겪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는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큰 상처를 남기고 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인구대비 총확진자와 사망자 규모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자신의 견고함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험하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게 해주는 힘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에 쓰여진 33가지의 가치들은 저자가 스스로의 물음에 대해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답이다.
책의 구성은 저자의 주관, 지켜야할 것, 조심해야 할 것, 준비해야 할 것 등 4개로 구분하여 기술되어 있다. 아무래도 프롤로그에 대한 대답의 성격은 2부 견고함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에 주로 서술되어 있다.
견고함에 대해서 좀 더 들여다보기로 한다. 저자는 의료 분야 회사채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신의 직업과 빗대어 오래가는 회사와 인생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다. 그것은 다름아닌, 어떠한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다.
여기서 <견고함>이란 높은 지능, 깊은 지식, 많은 돈 등을 의미하지 않는다.그보다는 정신적인 연약함, 불쑥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 상황에 따른 의기소침 등을 떨쳐낼 자신만의 의지와 내구력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견고해 질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다름아닌 의식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연약해지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여기에서 필자가 서평 초반부에서 언급을 자제해왔던 저자의 내력을 이야기하려 한다.
저자는 빛을 느낄수조차 없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런 상태에서 하버드대학에서 심리학을, MIT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취업을 한 후에야 회사의 지원으로 영주권을 얻었다. 시각장애인으로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가 된 것은 세계최초라고 한다.
작가의 삶을 들으면 그가 지금까지 장애와 편견, 외국인으로써의 제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견고함>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게 된다.
두번째 질문, 그러면 무엇이 그를 이토록 견고하게 만들었을까? 필자 생각으로는 견고함 바로 다음에 나오는 <동기부여>가 원동력이라고 생각된다. 장애라는 결핍으로 인해 저자는 가정을 꾸려 사는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작가는 외관적으로 남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내고 화려한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달성하게 된 모습이다. 작가는 이런 외관을 목표로 한게 아니라 화목한 가정을 이루리라는 갈망 하나로 견고해지리라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서평에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이다. 33가지 가치 중에서 가장 근원적인 2가지 가치를 뽑아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 나머지 31개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직접 저자와 만나봤으면 한다.
출간을 계기로 국내 TV 방송출연차 한국을 방문한 저자의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책에서도 그렇지만, 그의 인상은 깊은 감사와 사랑으로 인해 무척 평화롭고 따뜻해 보였다. 내 모습은 혹시 일상에 찌들어 나도 모르게 찡그리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이 되었다.
끝으로 <갈망>에 대해 저자가 소설 <어린왕자>에서 인용한 구절을 소개한다.
"배를 만들려면 사람들에게 나무를 모아오게 하거나 일을 나누어주지 말고, 끝없이 광대한 바다를 갈망하게 하라."
단편적 잔기술 보다는 근원적 사고가 살면서 도움이 될 때가 많을 것이다. 나는 어떠한 인생의 갈망을 가지고 있으며, 견고한 마음가짐을 구축하고 있는가? 이와 관련된 사색과 성찰을 나누고 싶은 독자에게는 이 책이 잘 어울리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