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이지혜 외 글 사진 / 나무수 / 2009년 1월

여행에 대한 막연한 갈망은 언제나 내 안에 자리잡고 있어

나는 여행서적만 보면 욕심이 생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경험한 그들만의 나라를

엿보면서 내가 경험할 나만의 나라에 대해 꿈꾸기를 소망하는

여행에 대한 기대로 살아가는 나,

 

그래서 만나게 된 샌프란시스코란 이 책은,

다른 사족이 필요없을정도로 알차고 간결하다.

한장에 대여섯개의 사진은 기본으로 그 사진에 대한 정보가

깨알같은 글씨로 보태어져서

한장을 읽는데도 다른 책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투자 해야하지만,

샌프란시스코를 구석 구석 직접 누비는 듯한 느낌은

이 책의 자상함만큼이나 선명하다.

한 챕터에 한 지역을 할당하고

그 곳의 지도와 함께 소개할 것들이 표시된다.

산뜻하게 정리가 된 듯한 느낌에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에 뜻을 품은 언니 이지혜의 시각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많은 맛집들을 둘러보고, 맘에 드는 곳을 책 여백에 체크해 두었다.

담에 내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게 된다면,

전문가의 미각과 내 미각을 비교해보고 싶었으므로.

 

기자인 동생 이지나가 여행객 시각으로 본 샌프란시스코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잡아놓은 샌프란시스코의 풍경도

머리속에 많이 많이 담아두었다.

그녀가 선택했던 많은 장식품들과 함께.

 

두 자매 덕분에 샌프란시스코에 대해참 많은 것을 알고

구경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마운 시간이었다.

게다가 여느 책보다 진한 책의 향기까지.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영어속독법-인문편

영어 속독법(입문, 실천, 고급편) 세트 - 전3권 - 토익 토플 텝스 SAT 수능의 정복자 ㅣ English Speed Reading 영어 속독법
신동운 지음 / 스타북스 / 2009년 1월

책의 종류에 따라 빨리 읽어야 할 것과 천천히 음미해서 읽어야 할 것이 있다.

그래서 속독법이 좋니, 좋지 않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속독법을 이야기한다.

각종 시험에 나오는 긴 문장을 최대한 빨리 읽어내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점수와 직결되므로 어떻게 하면 빨리 읽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시사영어 학풍을 일으키며, 화려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먼저 어떻게 하면 머리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부터 이야기한다.

먼저 뇌를 활성화 시켜야지 머리속에 무언가 집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할때의 자세부터 식습관까지,

근본부터 하나하나 바른 자세를 설명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해주는 운동에서부터,

어떤 음식을 먹으면 뇌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그림까지 곁들인 저자의 노력이 고마웠다.

 

그리고 나서 우뇌를 활성화시키는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현대인들은 우뇌보다는 좌뇌를 많이 사용하기때문에

우뇌를 활성화 시키면 더 나은 조건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또 적당한 긴장이 어떻게 우리에게 작용해서 실전 상황이 되었을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놓아

우리가 통속적으로 들어온 말들을 과학적인 설명과 함께 신뢰할 수 있게 해준다.

 

그 뒤에는 시야를 넓히는 연습과 함께

문제를 푸는 구체적인 방법이 소개된다.

영어 시험을 예로 들어놓았지만,

언어 시험에 관해서는 다 적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일본어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전과 후가 참 많이 다를꺼라 생각된다.

곁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펴보면서

조금 더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훗날, 저자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분좋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스틱스강의 하우스보트

스틱스 강의 하우스보트
존 켄드릭 뱅스 지음, 문지영 옮김 / 크롭써클 / 2008년 12월

카론이라는 사공을 초대해서 거대하고 화려한

하우스보트 안에서 벌어지는,

위대한 사람들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의

어쩌면 우스꽝스럽기도 한 대화를 모아놓은 글.

그런 가운데서도 중간중간 아차, 하는 깨달음을 준다.

하우스보트 위원회에서 카론이라는 저승의 뱃사공을 하우스보트로 초대하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세익스피어,카우시스, 데모스테네스, 롤리경, 존슨, 공자 등등

우리가 어디서든 한번쯤은 들어본 사람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실제로는 세익스피어가 지은게 아니라

베이컨경이 지었다는 이야기로 저작권 논쟁을 하기도 하며

소설속에 주인공들이 직접 등장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고매하게만 느껴졌던 시인들이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화가와 요리사를 비교해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철학은 질투를 훔쳐간다. 난이러한 진리를 인생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깨닫는 행운을 누렸을 뿐이라네(p.40)'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디오게네스가 한 말이

유난이 마음에 남았는데, 아마 지금 내 마음이

그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런 자유로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인물들마다 친절하게 달아놓은 주석들때문에

굳이 다른 서적이나 인터넷을 뒤지지 않아도

그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책을 덮을 때는 그렇게 많은 사람과의 만남이 정말 뿌듯했다.

다만, 이 하우스보트에도 초대되지 못했던 수많은 위대한 여성들이

조금 안타까웠고, 다음에는 그 여성들로 이루어진 위원회가 있는

하우스보트 속편이 등장하기를 살짝 기대해 본다.

여명 1개월의 신부

여명 余命 : 1개월의 신부
TBS 이브닝 파이브 엮음, 권남희 옮김 / 에스비에스프로덕션 / 2008년 12월

책을 덮고, 숨을 한번 고른 후 밖으로 나갔다.

따뜻한 햇살, 산뜻한 바람, 겨울의 끝자락에

나는 살아있음을 느끼고 감사했다.

 

24살의 어린 소녀가, 자신의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기록한,

아니 그 사람들의 기억속에 기록된

여명 1개월의 신부.

 

그녀는 참 강했고 삶에 대한 의지는 대단했다.

진정으로 자신을, 삶을,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았던 그녀.

 

24살의 어린 내가,

아주 사소한 것에도 징징대던 어린 내가

내 기억속으로 잠시 떠올라, 부끄러웠다.

그때보다 시간을 더 누려온 지금의 나도

치에처럼 그런 강직함을, 삶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을까?

 

아픔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죽음을 당당히 맞이했던 치에의

암투병기를 보면서,

 

어린나이에 어떡하냐는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보단

건강한 몸을 가지고 충분히 삶을 누릴 수 있는데도

여전히 게으으로 삶을 삐딱시선으로 바라보는

내 자신이 더 안타까웠다.

 

아마 그래서 그녀는 이 책을 남겨놓은 것이리라.

그게 타의든 자의든.

 

내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사랑해야 할 사람들,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해 내야 할 일들,

감탄해야할 자연,

그래, 나는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어떤 시인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신은 자신에게 삶을 주었다고 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그래, 나는 그녀의 강인함을 닮아야 하리라.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사랑하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도.

 

그래야 하늘나라에 있을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응원이 되지 않을까?

순례의 길, 자유의 길

아마폴라의 유혹 -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 봄 ㅣ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계절별 시리즈 3
남궁문 지음 / 시디안 / 2008년 11월

남궁문의 산티아고 길 체험기라...

그런데 왜 아마폴라?

 

여행서적을 좋아하는 나는,

순례자들의 길, '산티아고의 길'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혹되었고, 이 책의 제목에서 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푸른색과 붉은 색의 대비.

남궁문이 걸었던 2007년 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푸른 들판과 붉은 아마폴라의 극명한 대비로 이루어진

사진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그런 곳이었다.

 아, 아마폴라... 그렇게 매혹적인 꽃이라니.

 

남궁문을 따라 걸었던 그 화려한 자유의 길에서

나도 따라 보까딜뇨와 비노를 먹었고

너른 들판에 앉아 하모니카를 불었다.

가끔 끝없이 뻗은 길을 스케치 하기도 했으며

멀리 있는 사람들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알베르게에 다른 사람보다 일찍 도착해서

잠자리를 확보하느냐,

아니면 잠자리 마저도 잊은 채

길위의 방랑자가 되어 느긋하게 이 길을 즐기느냐

그것또한 저자와 함께 고민하고

그 길을 걸었다.

 

함께 여행을 한셈이다.

 

남궁문, 그의 문체는 쉬웠으며

그가 친절하게 그려놓은 길의 여정은

간략하고 보기 좋았다.

 

언젠가 나도 한번, 꼭! 이라는 다짐을 하면서

나는 화려한 아마폴라가 가득 담긴 책을 덮었다.

남궁문은 화가이고, 그래서 그의 그림이 멋들어지게 들어있고,

아마폴라의 강렬한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는 느낌이다.

 

그의 겨울과 여름 여행기도 곧 펴보리라!

그래서 나도 따라 그 순례의 길을

아마폴라가 가득 피었을 때 내 다리로 직접 걸어봐야지.

 

이 책을 읽는 내내 , 너무 행복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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