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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10만 부 기념 리커버)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 소개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전홍진
▷ 글항아리(문학동네)
▷ 2022년 07월 23일
▷ 388쪽 ∥ 636g ∥ 147*204*27mm
▷ 심리학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上》
HSP는 미국의 일레인 아론 박사가 정립한 개념으로 ‘매우 민감한 사람’을 지칭한다. 아론 박사는 어느 국가이든 15~20% 정도의 HSP가 존재한다고 말하며, 전체 인구의 20%는 너무 민감한 성겨 탓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과잉공감이 우울증을 불러오기도 하는데, 네 살 어린이가 통학 차량에 7시간가량 방치돼 목숨을 잃은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큰 충격에 빠져 ‘자신이 통학 차량 속 아이라고 감정 이입이 돼버린다.’ 숨이 막히고 눈물이 그치지 않아 그날부터 식사를 거르고, 살기 힘들다는 생각만 자꾸 들게 된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공감하고 예민한 성격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이다.
‘예민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는 무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다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의미로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이 36.8%로 1위이며, 멕시코에 이어 노동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여기에는 굉장히 부실한 행정과 교육과 사회적 인식이 기인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가벼운 단계의 우울증에 처방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항우울 처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일반인들도 정신과를 다니면 정신병 환자 취급하기가 일쑤다.
“스티브 잡스와 환공포증, 동그란 형태의 물건이나 구멍을 보면 극심한 두려움이 몰려오는 것이다. 둥근 표면 가운데 아래로 움푹 패어 있는 구멍이 여러 개 있는 것을 보면 불편하게 느낀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은 개발하기 전에 휴대전화는 블랙베리처럼 아래에 수많은 버튼이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버튼을 없애고 터치식으로 바꿔 스마트폰의 혁명을 가져온 이가 잡스였다.”
“쉰두 살의 김민정 씨는 요즘 남편만 보면 화가 난다는 것이다. ‘더는 견딜 수가 없다.’ 그녀가 눈물을 보이며 내뱉은 첫마디다. ‘얼굴만 보면 남편이 예전에 나한테 잘못한 일들이 다 떠오른다.’ 남편은 그냥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했고 지금은 집에 있다. 성실한 직장인이었고 부인도 배려하는 평범한 배우자였는데, 반년 전에 관계가 덜컥거렸다. 어느 저녁에 둘이 집 근처 공원에 산책하러 갔는데, 봄날이라도 쌀쌀한 날씨라 남편이 ‘아직 봄인데 당신 왜 반팔을 입고 나왔어? 감기 걸리잖아!’라고 말했다. 대놓고 한 소리 들은 것 같아 대답하려는데 마침 옆집 여자가 지나갔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남편이 민정 씨에게 한 마디하고, 타인을 대하는 상냥한 태도와 자신에 대한 태도가 너무 달라서 화가 났다. 그날 밤 이후로 민정 씨는 열이 오르며 갑갑증을 느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특이한 게 아니고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부류로, 배우자나 가족일 수도 있고 주위 동료나 친구일 수도 있다. 예민한 사람이 스스로 예민성을 잘 다루고 조절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그 성격을 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책은 예민함의 기원과 특징에 대해 잘 설명하고, 예민함으로 오는 여러 증상에 관해서도 많은 예시로 이해하기가 쉽다. 특히 예민성을 극복한 사례는 매우 좋았는데, 이는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을 떠오르게 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데에 집중되었던 에너지를 강점에 쏟는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내용이다. 잡스가 환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아이폰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나 또한 과거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주먹을 쓰는 후배들도 나를 볼 때 눈빛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였다. 명상과 여러 취미활동으로 그 예민함을 돌리는 요령을 알고 나서 어느 정도 편안함을 얻었다. 예민함은 칼과 같아서 자신이나 타인을 찌를 것인지, 훌륭한 조리의 도구가 될 것인지는 자신의 배움과 노력에 달렸다. 책에는 많은 사례는 장점이자 단점인데, 심기 불편한 날의 예민한 사람이 읽는다면 독이 될 수 있으니 기분 좋은 날 읽을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