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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 소개
▷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 요아브 블룸
▷ 푸른숲
▷ 2022년 07월 15일
▷ 464쪽 ∥ 638g ∥ 140*215*30mm
▷ 판타지 소설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中》
책 소개에 “Retro-Geffen상 수상 작가, 지난 20년간 최고의 SF·판타지 부문, 굿리즈 평점 4.5”라고 강조하고 있다. 굿리즈가 무엇인가? 미국의 독서 감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사이트이다. 2006년 설립했고 2013년 아마존닷컴이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다. 수천만 회원이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도서 리뷰 사이트다. 10만 명이 참여한 리뷰의 별점과 100명이 참여한 별점이 4점과 4.5점이라 하면 어느 것이 더 신뢰가 갈까? 오늘 날짜 기준 굿리즈 평점 참여자 수는 346명이며 4.19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의 전작 [The Coincidence Makers]이 3,857명의 참여와 3.87의 평점을 받는 것을 보면, 대중적이지 않고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조건 좋은 거 갖다 붙여서 소개하는 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참고로 굿리즈에서 반지의 제왕 1편 리뷰 참여자는 2,589,312명이며 평점은 4.38에 이른다.
요아브 블룸(Yoav Blum)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총 3권의 소설을 출간했다. 저자의 오피셜 사이트에서 자신을 소개한 글을 요약하자면, 6~8살 때 개와 고양이에 관한 그림책을 썼고, 그 이후로도 단편 소설, 부끄러운 시, 낙서, 메모 등 많은 쓰기를 해왔다고 한다. 그런 쓰기 습관이 출간으로 이어졌고, 그의 첫 책은 이스라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책을 하나의 인격으로 표현하며, 자신을 떠난 책들을 여행이라고 표현하며, 내 것이기도 하지만 독립적인 책이자 독자의 것이라고도 표현한다. 독자들 자기만의 해석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 말한다. 인간의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며 반전, 운명, 자유의지, 개인과 집단을 정의하는 것들에 관한 글쓰기를 선호한다고 한다. 인문학적 소설 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책에 관한 생각과 글쓰기의 방식은 많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책이라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상상을 머리 밖의 세상으로 글을 통해 내놓고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굿리즈에서 평가는 “경험”이라는 단어로 극과 극으로 갈린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이야기고 마치 내가 느끼는 경험 같다는 극찬과 소설의 줄거리와 설정들이 논리적이지 않고 비현실적인 경험을 유도한다는 평이다. 내가 느끼는 점을 표현하자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수많은 게임 캐릭터를 경험한 사람들에겐 매우 진부한 줄거리의 영화이다. 하지만 게임을 즐겨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것이 줄거리라면 글의 형식은 한국의 소설가 이승우와 닮아있다. 한국 소설가 중에서는 가장 노벨문학상에 가깝다고 불릴만한 사람으로 그가 소설을 쓴 계기가 재미있다. “습작할 때 이청준 선생의 소설을 읽고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그런 열망 같은 것을 처음 가지게 되었어요. ‘아, 이거 멋있다. 이런 식으로 인간에 대해 표현한다는 것은 해볼 만한 일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이승우는 인간을 형이상학적으로 쓸 수 있기에 소설을 쓰는 것이다.
이 책은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과 이승우의 [에리직톤의 초상]을 섞어 놓은 듯한 소설이다. 평소 익숙하지 않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에 흥미가 있을 수도 “우리는 모두 외로운 고래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주파수가 있다.” 같은 문장에 감탄사를 외칠 수도 있다. 나는 문장을 뜯어 분석하고, 글이 전체의 맥락에 맞아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엉뚱하고 열려있는 시를 읽기가 매우 어렵다. 이 소설이 그러하다. 소설의 내용은 크게 흥미롭지 못했고, 저자의 상상력도 이미 경험해본 것들이 대부분이다. 형이상학적인 접근은 좋았지만, 미드 [로스트]처럼 6부작을 다 보았는데? 그래서 결론이 뭐야? 그러면 환장한다…. 질문과 답이 함께 있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불호, 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호가 될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