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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평점 :
◆ 소개
▷ 통찰지능
▷ 최연호
▷ 글항아리(문학동네)
▷ 2022년 06월 10일
▷ 392쪽 ∥ 482g ∥ 140*200*30mm
▷ 심리학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上》
통찰(洞察)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 심리에서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자신의 심적 상태를 알게 되는 행위. 쉽게 풀어보면 특정 사건에서 원인과 효과를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관련되는 단어로 추론, 안목, 인지, 지성 등이 포함되고, 이를 토대로 생각의 문제를 푸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통찰은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올바른 해결책이 갑자기 발견되는 것으로도 설명한다. 또한, 정신의학에서의 통찰은 자신의 정신질환을 깨닫는 능력을 의미한다. 인간의 뇌는 신체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의 25~30%를 사용하는 기관이다. 달리기를 많이 하면 관절이 닳듯이, 뇌를 많이 쓰는 인간은 누구나 정신질환을 앓고 태어나는 것이다.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검사와 판사 변호사는 재판의 거의 모든 과정에서 한자어를 남발한다. 감기라고 적으면 되는 의사의 카르텔은 온갖 영어로 도배되어 있다. 왜 쉬운 말을 놔두고 그렇게 해야 할까? 그것은 매우 간단한 이유다. 법이 일반 국민에게 쉽고, 의료 용어가 간단하면 전문성이 떨어져 그들의 밥그릇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직 의사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소아소화기영양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에 익숙한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이렇게 어려운 말로 쓰인 것이다. 앞서 통찰의 개념을 설명했지만, 지금까지 교수들은 순우리말로 내놓지 않고 있다. 통찰(洞察, 밝을 통에 살필 찰) 우리 말로 쓰면 ‘꿰뚫어 살핀다’로 풀어낼 수 있다. 더 쉽게 설명하면 ‘진짜 살인범은 해당 사건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은 자다.’처럼 현상과 사건의 이면을 꿰뚫어 알아내는 것이다.
“인간이 보이지 않는 것에 취약한 이유,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은 사고의 연속성을 제한한다.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사고를 멈추고 나름 만족하는 결론을 잘도 도출한다. 어떻게 자신의 성격을 한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고 어떻게 자신의 미래 운세를 손쉽게 내다보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가? 우리의 만족 사고는 비합리적 결론을 조장한다. 보이는 것에만 반응하고 사고하다 보니 서로의 지식수준이 다른 데도 자신과 남의 지식을 착각하고, 하물며 자신의 지식을 과대 포장하고는 스스로 만족함으로써 실수를 저지르는 우리 인간은 언제나 헛똑똑이가 될 준비하고 있다.”
“경험·상상 그리고 직관(IQ+EQ<InQ), 16년간 일해온 소방관을 만나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결정을 내린 기억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절차가 있으니 그것을 따르면 되죠’ 절차가 있다는 말에 클라인은 안심했다. ‘혹시 절차가 적힌 매뉴얼을 제가 볼 수 있을까요?’ 그러자 소방관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글로 된 매뉴얼은 없습니다. 저희는 그냥 압니다.’”
나는 60만 원 가까운 돈을 내고 종합심리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해당 검사에서는 IQ가 아니라 FSIQ(Full Scale IQ)라 칭했다. 수천 개의 OCR 검사지, 도형, 그림 등 상담심리사 두 명과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 물론 대화를 주고받는 상담이 가장 큰 시간을 차지한다. 현장에서 심리사는 내가 말한 풀이를 이해하지 못했고, 여러 번 전화 통화로 내 생각을 되묻곤 했다. 그들이 배운 매뉴얼에 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만 배운 사람에게 프랑스어를 말하듯이 말이다. 그런 경험에 비추어 책을 평하자면 원인을 분석해내고 설명한 것은 학자다웠다. 하지만 저자의 말을 빌린다면 세상을 꿰뚫어 보는 실천적 방법 ‘사색’이 빠져있다. 저자의 ‘사유’만 엄청나게 풀어놓은 ‘헛똑똑이’ 책이다. 무엇보다 쉽게 쓰일 수 있는 내용을 어려운 단어와 용어로 쓸 필요가 없었고, 독자에게 다가가기보다 저자 지식 자랑의 느낌을 크게 받았다. 지식을 넓히고 싶은 사람에겐 꽤 괜찮은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