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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 -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8
김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 소개
▷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
▷ 김석
▷ 21세기북스
▷ 2022년 05월 16일
▷ 248쪽 ∥ 322g ∥ 128*188*20mm
▷ 인문학/에세이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上》
자아(自我/ego) 정신분석 이론의 발달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용어로서, 자기 자신을 어떤 이유로 생각하게 될 때 그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을 말한다. 근대철학의 선구자로 불린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말을 했다. 형이상학의 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로써 자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정신을 생리학·병리학적으로 분석하였다. 그에 말에 따르면, 인간이 성장함에 따라서 의식이 발달하는데, 이는 생물적 본능을 억누르고, 그 반대급부로 오는 충동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자아라고 했다.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도 성장이 매우 느린 동물인데, 생후 15개월~24개월 경부터 세상과 자신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무의식의 주체는 누구인가, 내가 나를 아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자아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나의 일부만 알고 있는 것과 같다. 흔히 자아는 독립된 나의 실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아는 관계의 산물이다. 내 안에 있는 무의식, 욕구나 욕망, 충동,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위의 환경과 타자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자아를 만든다. 무의식을 모르는 자는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니다.”
“순수 욕망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무엇을 갖고자 하는 마음은 사실 욕망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집착이나 탐심은 어떤 대상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 대상이 돈이 되었건 명예가 되었건 사랑이 되었건 인정이 되었건 이런 집착들은 내가 얻고자 하는 소유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크게 세 가지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첫째는 육체적 고통이고, 둘째는 외부 세계로부터의 고통, 셋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고통이다. 프로이트는 [문명 속의 불만]에서 이 세 가지 고통을 인간 삶의 필연적 조건으로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문명이 탄생했다고 강조한다.”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 종으로서 곤충에 몸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생물을 말한다. 2012년 영화 [연가시]는 새벽에 한강에 뼈와 살가죽만 남은 참혹한 몰골의 시체들이 떠오르며 시작된다. 곤충에게만 존재하는 연가시가 사람을 숙주로 하는 기생충으로 만든 제약사의 음모가 주요 이야기다. 연가시의 숙주가 된 인간은 물에 대한 갈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물로 뛰어들어 사망한다. 인간의 세포 수는 대략 37조 개라 하는데, 인간의 장내에는 이보다 많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이 존재한다고 한다. 우리 신체의 2.5%밖에 되지 않는 뇌는 에너지의 25~30%를 사용한다. 시험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100km의 울트라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뇌가 되었던, 신경계통이던 모든 에너지는 장에서 온다. 즉, 장내 미생물이 사마귀 안의 연가시 같은 ‘생각’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책이다. 주요 소재는 불안과 우울, 낮은 자존감, 인간관계로 인해 가면을 쓰고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들에게 ‘자아’가 무엇인지 저자의 사유를 적은 책이다. 저자는 철학자이기에 ‘자아’를 형이상학적인 존재로서의 ‘나’를 설명한다. 데카르트의 말처럼 스스로 생각하면 인간일까? 잠을 자는 동안 숨을 쉬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은 나인가? 맛을 느끼고 판단하는 것은 나인가? 아니면 장내 미생물이 원하는 것인가?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원소·세포·미생물·사회·문명 등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혀서 존재한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우리 뇌는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그러므로 철학이나 심리학만으로 ‘나’에 접근하는 것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즉, 이 책으로 불안이나 우울, 인간관계를 온전하게 회복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