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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 소개
▷ 이웃집 식물상담소
▷ 신혜우
▷ 브라이트
▷ 2022년 05월 19일
▷ 288쪽 ∥ 436g ∥ 135*210*18mm
▷ 식물/에세이
◆ 후기
▷내용《上》 편집《上》 추천《上》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 부르니?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강아지똥은 그만 “으앙!”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한참이 지났어요. “강아지똥아, 내가 잘못했어, 그만 울지마.” 산비탈 흙덩이가 강아지똥에 사과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누구나 잘못을 하지만 사과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되새기게 된다.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 텐데…….” 강아지똥은 쓸쓸하게 혼자서 중얼거렸어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는 날 강아지똥은 파란 민들레 싹을 만나게 된다.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강아지똥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민들레가 너무나 부러웠다.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어.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다. “어마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사흘 동안 비가 내리고, 내 눈에도 눈물이 흘렀고, 강아지똥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논두렁 흙도 넌 그저 개똥이야라고 말하며, 지나가는 닭과 병아리도 더러운 개똥은 먹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강아지똥에 민들레는 너로 인해 내가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쓸모를 알았을 때만큼 인생의 답을 찾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서평 하기에 앞서 강아지똥에 인생의 답을 준 것이 민들레임을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을 쓴 권정생 동화작가는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남북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티벳 어린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주세요.”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P.024 “화분에 담겨 성장이 지연된 채 지내는 열대식물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자리에서 크고 멋지게 자라는 열대식물처럼 우리도 각자에게 맞는 자리에서 비로소 멋진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것 아닐까? 자신이 키우고 있는 식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물어보고 싶다. ‘그 식물의 꽃과 열매를 본 적 있나요?’,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나는 16년간 비건을 하면서 생명에 대하여 비교적 온건했다 착각했다. 나는 현재 아파트에서 150개의 식물을 화분에서 키우는데, 처음의 시작은 NASA의 공기정화 순위라는 글을 보고 나의 욕심에 의해서였다. 집은 동향이라 아침 빼곤 해가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고향이나 이름을 모른 채 좋다고 데려온 식물들이 햇볕, 바람, 물을 제대로 얻지 못해 죽어 나가기 일쑤였다. 그래서 하나가 죽음 두 개를 데려오고 깡으로 식물을 키웠다. 그렇게 아파트에서 식물을 키우던 나는 어느 날 빨간 꽃을 피운 ‘꽃기린’을 보고 ‘예쁘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식물의 학명을 읽으면서, 원산지 ‘고향’을 알게 되고 고향의 바람, 햇볕, 물 등을 알게 됐다. 생명을 존중한다면서 나는 그들의 태어난 고향의 환경도 제공하지 않은 채, 혹독한 생활을 하게 한 것이다. 이것은 나치가 유대인을 강제수용소에 수용한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었다. 그 뒤로 모든 식물의 학명과 고향과 특성 등을 엑셀로 정리했다. 그리고 해가 적어 버틸 수 없는 허브류는 주위에 나누었다. 식물은 인간보다 오래된 존재들이다. 그들은 땅에 박혀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람을 타고 씨앗을 날린다. 좋은 음악과 햇볕을 향해 자라고, 괴로울 땐 정말 슬프게 운다. 식물을 반려할 때는 인간의 언어가 아닌,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삽화는 아주 아름다우며 내용은 잔잔하지만, 힘이 있다. 아쉬운 점 하나를 적으라면 글자의 크기가 작다는 것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