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개
▷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 옥타비아 버틀러
▷ 비채
▷ 2022년 04월 11일
▷ 585쪽 ∥ 580g ∥ 128*192*36mm
▷ 장편소설
◆ 후기
▷내용《上》 편집《下》 추천《上》
옥타비아 버틀러(1947~2006) 미국 태생의 SF 작가이다. 휴고상과 성운상을 수차례 받은 SF 소설계의 대모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흑인 소녀는 매우 수줍음이 많았다고 한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은 법으로 같은 버스를 탈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작은 소녀는 도서관에서 주로 판타지 책을 읽었고, 십 대부터 공상 과학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0년 이후 수십 개가 넘은 각종 상을 받는다. 상 받는 걸 자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를 통해 그녀는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고, 70년 후반부터 평생 전업으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2006년 그녀가 사망한 해에 (Carl Brandon Society)는 유색인종 작가들이 좀 더 나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버틀러 기념 장학금을 설립했고 2007년부터 첫 장학금이 수여되었다고 한다. 이 장학금은 1988년 노트에 쓴 그녀의 세 가지 인생 목표를 기본으로 한다. "나는 가난한 흑인 젊은이들을 Clarion이나 다른 작가의 워크숍에 보낼 것입니다. 나는 가난한 흑인 젊은이들이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가난한 흑인 청년들의 대학 진학을 돕겠다.“
”한모(40)씨는 최근 네 살 어린이가 통학차량에 7시간가량 방치돼 목숨을 잃은 사건을 뉴스에서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한씨는 ‘부모라면 얼마나 참담할까’, ‘아이가 차 속에서 얼마나 뜨거웠을까’라고 생각하다 자신이 통학차량 속 아이라고 상상해봤다. 숨이 막히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한씨는 그날부터 식사를 걸렀다.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보다 못한 남편이 한씨를 병원에 데려갔다.“ (헬스조선 中) HSP는 ‘매우 민감한 사람’을 지칭한다. 아론 박사는 어느 국가이든 15~20% 정도의 HSP가 존재한다고 말하며, 전체 인구의 20%는 너무 민감한 성겨 탓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즉, 지나친 과잉공감은 자칫 정신건강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게 된다. 책은 ‘초공감증후군’을 겪는 인물과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엮은 소설이다.
P.136 ”그런데 오늘 신앙의 이름을 찾았다. 뒷마당에서 잡초를 뽑으며 식물이 스스로 씨앗을 뿌리는 방식, 즉 바람이나 다른 동물이나 물을 이용해 모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씨앗을 퍼뜨리는 방식에 관해 생각하다가 이름이 떠올랐다. 식물은 제힘으로는 결코 먼 거리를 이동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동을 한다“
P.462 ”알아요, 나도 책을 많이 읽었거든요. 다른 종교나 철학에도 지구종과 일치하는 사상이 있지만, 그중 어떤 것도 지구종은 아니에요. 다들 제 나름의 방향으로 뻗어가니까요. 《중략》 인간은 풍족하게 사는 와중에도 스스로를 지옥에 빠뜨리는 재주가 탁월하니까. 《중략》 네가 있든 없든 사람들은 알아서 그렇게 할거야. 모든 종교는 다 변하게 마련이야. 덩치가 좀 큰 종교들을 떠올려봐. 그리스도가 지금 세상에 태어났다면 뭐가 됐을 것 같아? 침례교 신자? 감리회 신자? 가톨릭 신자? 부처는 또 어떻고.“
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고 소개한다. 정부가 국민 전체를 통제하고 범죄까지 통제한다면 디스토피아겠지만, 소설은 국민을 통제하지만, 마약이나 살인이나 각종 범죄에 관하여 경찰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시스템은 디스토피아, 거리의 현실은 아포칼립스이다. 즉, 의무만 요구하고 권리는 인정해주지 않는 더러운 세상이다. 책을 덮으면서 정도전이 떠올랐다. “임금이 무도하여 사직이 위태로워지면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다. 백성이 군자다.” 고려 백성을 구해준 것은 공자나 맹자가 아니다. 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편집이다. 하드 보일지는 접어서 읽을 수 없어 불편했고, 반짝이는 표지는 내가 비침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찍기도 불편하다. POD 같은 제본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제 우리 힘으로 우리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