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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ㅣ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평점 :

◆ 소개
▷ 욕조가 놓인 방
▷ 이승우
▷ 작가정신
▷ 2021년 10월 20일
▷ 176쪽 ∥ 226g ∥ 115*197*15mm
▷ 한국 소설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中》
이승우(1959년~)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 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소설가이다. 이청준 소설가의 책을 읽고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처음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 이거 멋있다. 이런 식으로 인간에 대해 표현한다는 것은 해볼 만한 일 같다.” 1981년 중편 『에리직톤 초상』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 책은 한국문학에서 보기 힘든 형이상학·종교적 색채를 담은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상도 엄청 받았다. 2009년 『식물들의 사생활』로 프랑스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한국 최초로 오른다. 해외에서는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여겨지나 정작 한국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형이상학적인 그의 문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P.081 “당신은 이 소설을 사랑 이야기로 채우려 하고 있다. 그것은 당신이 연애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가 연애담으로 읽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말을 바꾸면,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가 연애담 이외의 다른 이야기로 읽히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P.105 “아내는, 회사에 있는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서 C시에 갔다 와야겠어요, 라고만 말했다. 한때 아내의 연인이었던 K는 요양 중이었다. 아내는 말하지 않았고, 당신은 묻지 않았다. 당신과 당신의 아내는 이미 오래전부터 필요한 말 이외에는 하지 않고 지냈다. 《중략》 그날 이후 당신은 몇 번 더 아내의 편지함에서 그의 편지를 읽었다. 편지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상당히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P.116 “임파선암 세포가 온몸에 퍼져서 삼 개월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선고를 받은 이 시한부 환자의 사인은 어이없게도 질식이었어요. 내가 보는 앞에서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갔거든요. 《중략》 내 눈앞에서 그의 몸이 조금씩 지워져 가는데도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어요.”
동상이몽에 이현이 홍성기 부부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둘은 매우 사랑했고, 출근길에 이마에 입맞춤까지 하던 남편이 지금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현이가 첫째를 가졌을 당시에는 아이를 낳고도 남편의 뜨거운 사랑을 기대했지만, 출산하고서는 그녀의 온 신경은 오로지 아이에게 향했다고 한다. 그렇게 남편을 조금씩 귀찮아하며 조금씩 멀어졌다고 한다. 첫눈에 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초라고 한다. 인간의 마음이 정확하게 어딘지 모르기에 ‘뇌’로 정하겠다. 뇌에서 사랑에 빠지게 하는 호르몬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18~30개월 동안 분비되다가 점차 양이 줄어들어 가슴 뛰는 사랑보다 친밀감으로 바뀐다고 한다. 유행처럼 번진 말이 우리는 결혼을 하고 남매로 의리로 산다. 가족끼리는 스킨십하는 게 아니라며 사랑을 포기한다.
러너스하이는 달리기나 고강도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말한다. 운동으로 오는 통증과 고통을 호르몬으로 날려버리는 것이다. 실제 달리기를 하는 동안 행복한 사람이 완주했을 때의 상태를 보면 찢어진 상처로 장난 아니다. 이 행복감을 누구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발행하는 것으로, 혹자는 마약보다 중독성이 큰 기쁨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랑에 빠지게 하는 호르몬 또한 30개월이 한계가 아니라, 인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사람마다 가치의 무게는 다르다. 계약에 의한 결혼을 지키는 질서에 무게를 두거나, 자본의 법칙에 따른 보상에 무게를 두거나, 결혼했지만 본능적인 사랑에 가치를 두고 불륜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전 연인과 성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그가 물에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가려 할 만큼 평생 마음에 품은 아내. 낯선 땅에서 만나 그녀와 첫 키스에 사랑을 느끼고 한 달 동안 동거를 한 남편, 하지만 그녀의 욕조에 들어갈 만한 사랑과 용기는 생기지 않는다. 사랑은 원소의 법칙이다. 인간의 서술, 언어로 정의하려 하지 마라.
추천하는 독자
-사랑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