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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평점 :

◆ 소개
▷ 너 누구니
▷ 이어령
▷ 파람북
▷ 2022년 03월 23일
▷ 362쪽 ∥ 546g ∥ 150*215*30mm
▷ 인문 에세이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中》
이어령(1933년~2022)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육자, 정치가로서, 대한민국 제29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경기고 교사와 단국대 강사를 거쳐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1955년 서울대 재학시절, 당시 문단의 거두였던 김동리, 조향, 이무영을 각각 ‘미몽(迷夢)의 우상’, ‘사기사(詐欺師)의 우상’, ‘우매(愚昧)의 우상’이라고 비판했고, 22세인 그의 글은 한국일보 논설 전면에 실리며 화려한 데뷔를 하게 된다. 정말 날카로운 지성이었고, 그의 주장에는 일관성과 이유가 명확했고, 논란의 중심에도 많이 섰다. 2022년 2월 26일 오랜 투병 끝에 별세했고, 그의 수많은 어록과 인터뷰, 메모는 앞으로 수많은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출간될 것이다. 그의 많은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최상위 지성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인물이다.
「파람북 출판사」 한국인 이야기 전 4권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며,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전 6권이 출간 예전에 있다. 『너 누구니」의 핵심적인 문구는 “‘젓가락 밈(Meme)’ 속에 우리의 생물학적 문화적 정체성,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비밀이 담겨 있다.”라는 것이다. 즉, 인간이 태어나서 가장 많이 하는 행동 중의 하나인 먹고, 자고, 싸고 중에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그렇게 찾아다니던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가 지금 내 밥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그동안 큰 이야기만 찾아다닌 거다.”
P.024 「왜 젓가락인가?」 “2,000년 전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인 우리 조상님들이 서울에 나타났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그분들이 무엇을 알아볼 수 있을까?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도 아파트 안의 움직이는 쪽방 엘리베이터도 다 덮어 두자. 방안의 온갖 살림 도구 가운데 무엇을 알아볼 수 있겠는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텔레비전, 냉장고를 보고 그 궤짝의 용도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중략》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얼까? 그래 맞다. 정답은 밥상에 놓인 숟가락과 젓가락이다. 《중략》 이천 년이 지나도 조상과 우리 사이를 연결해주는 가막대기 나무다리가 걸쳐 있는 거다. 신기하지 않은가?”
P.198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유전자」 “옥스퍼드에서 유학한 식인종 추장이 고향으로 돌아가 서양인 친구들을 초대했다. 추장 역시 포크, 나이프를 사용한다. 친구들은 속으로 ‘이제, 문명인이 다 됐구나’ 생각하며, ‘이거 무슨 고기야?’ 하고 물으니, ‘응, 사람 고기’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식사 도구만 바뀌었다고 해서 문화가 바뀌는 게 아니다. 문화는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략》 젓가락질은 남이 하는 걸 보고 배우고 따라 하면서,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타고난 유전자와는 상관이 없다. 《중략》 거듭 말하지만, 젓가락질은 내적으로 오는 유전자가 아니다. 바깥에서 보고 들을 걸 모방하는 데서 오는 거다. 보고 배워야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우선 ‘젓가락’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교수의 입담에 놀라게 된다. 교수는 로마·그리스 신화를 비롯한 세계의 다양한 역사를 공부하지만, 그곳에는 한국인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과 ‘사랑’이라는 단어가 서양에서 비롯하여 동아시아로 들어왔기에, 아직도 우리는 이 단어에 관하여 제대로 된 문화적 밈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있다. 서양에 이민하여서 그들과 동화되어 세계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나, 피부색에서 오는 문화적 밈은 또한 다르다. 결국, 황인이며, 동아시아 출생의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태그가 붙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내’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 될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빈 종이에 한 번 써보길 추천한다. 얼마나 나를 알고 있는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