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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 ㅣ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평점 :

◆ 소개
▷ 도시 악어
▷ 글라인, 이화진 글/ 루리 그림
▷ 요요(다산북스)
▷ 2022년 01월 19일
▷ 40쪽 ∥ 636g ∥ 280*216*21mm
▷ 그림 에세이/ 성인 그림책
◆ 후기
▷내용《上》 편집《上》 추천《上》
2022년 2월부터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에는 주인공 진하경과 이시우의 연애가 기본 라인이다. 여기에 진하경의 언니로 나오는 진태경(동화작가)와 신석호(동네예보 담당)의 사랑 관계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동생에게 김치를 신석호네 집으로 잘못 배송하면서 관계가 시작되고, 서점에서 자신의 『도시 악어』를 읽는 것을 보며 관심을 가진다. 자신의 책의 어떤 부분이 좋아서 읽었냐는 질문에, 박학다식은 신석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내용이 좋아서 읽은 것이 아니라, 악어의 뒷발가락이 네 개라며 악어에 대해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쓴 작가가 한심해서라고 대답한다. 이 일로 서로 티격태격하게 되지만, 다음 동화 소재로 생각하는 펭귄을 좋아하는 신석호에게 과학적 정보를 배우며 서로 가까워진다.
그림책을 받고 읽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처음 읽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내용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악어를 도시에 등장시켰을까? 라며 말이다. 다음 날 아침 명상 중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악어가 도시에 나타난다면 과연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할까? 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중에서 최강의 포식자이다. 대형 종은 길이가 4m를 넘어가고 악어의 이빨도 무섭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턱의 힘이다. 인간의 치악력(깨무는 힘)이 65kg인데 손가락도 자르는 힘이다. 악어의 턱 힘은 1~2톤까지 나간다. 인간의 치악력의 15~30배가 넘는 엄청난 힘이다. 악어에게 한번 물리면 어떤 동물도 살아나갈 수 없다. 이런 악어가 문명의 중심지인 도시에 나타나면 모두가 혼비백산 도망치기 바쁠 것이다. 아니면 너무나 두려워서 몸이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자연에 존재하는 악어는 뒷발이 네 개지만, 『도시 악어』에 등장하는 악어는 뒷발이 다섯 개다. 이는 드라마 내용처럼 악어에 관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악어의 본 모습은 도시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해서 여기에 온 건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중략》 그런데 세상은 나를 싫어해. 내가 무섭대.” 악어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도시에 사는 저 수많은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초라해지거나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것이 두려운 내 모습이다. 사람과 조금만 다른 모습이나 행동을 하면 여지없이 기피의 대상이 된다. 지금은 머리 염색이 흔하지만, 나의 젊은 시절 노랑머리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의 대상이고, 근처를 피해 가는 대상이었다. 초라한 옷차림, 조금만 지저분한 모습을 보여도 사람들은 나를 악어처럼 보고 피해간다. 철저하게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 같은 생활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80억 인구 중에서 나와 닮은 인간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독립적인 동물이면서, 사람은 공동체에 속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과 사람 사이에서 늘 해결되지 못하는 갈등이나 절망을 겪게 된다. 뒤처지는 것 같고, 소외되는 것 같아 악어가 되는 기분을 느끼며 말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공평하게 태어나지 못하는 것, 평등하게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266조의 재산을 가진 ‘일론 머스크’ 조차도 138억 우주의 절대 시간 앞에서는 단 1초밖에 머물지 못하는 존재일 뿐이다. 절대 시간 앞에서는 우리는 누구나 공평하게 태어나고, 나와 닮은 인간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타인의 삶과 반드시 같아야 할 이유가 아니다. 도시에서 슬픈 악어로 살 것인지, 자신을 인정하고 살 것인지는 온전히 자신만이 선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