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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라, 사랑을 향해 - 21세기 한의학이 들려주는 생태주의 건강섹스론
이은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평점 :

◆ 소개
▷ 걸어라, 사랑을 향해
▷ 이은주
▷ 21세기 북스
▷ 2022년 03월 28일
▷ 388쪽 ∥ 568g ∥ 152*225*15mm
▷ 한방치료 / 성생활
싸움 구경, 불구경보다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성(性, SEX)이라고 부르는 성생활 이야기다.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타고난 ‘생존’과 ‘번식’이라는 강제적 갈망이 있다. 이것을 거부하는 행위가 오히려 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이며 비인간적인 모습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종교는 존중하지만, 번식 없이 수도하는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창조주’이든 ‘자연’이든 ‘우주’든 뭐든 간에 인간의 근본이 되는 것을 스스로 억압한다는 생각이다. 때로는 매일 하고, 때로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하고, 때로는 여러 사람과도 하는 성행위는 은밀한 사생활로 치부된다. 범죄 이야기 말고는 대놓고 이야기하기를 꺼리기에, 50이 넘어서도 ‘젤’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을 많이 봤다.
이은주 저자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대화당한의원’을 운영하는 원장이다. 특히 비뇨기질환에 효과가 있는 E-Z요법을 개발하여 전립선질환 성기능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25년간 희망을 주었다고 한다. 2012년부터 시사 월간지 《뉴스메이커》에 ‘생태주의 건강성생활’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 중이며, 여러 도서를 출간하였다. 이번 책은 10여 년 칼럼의 정수를 모아 출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 이 책은 야한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 아니라,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한방 치료법과 생활치료를 알려주는 책이다.
프로페시아는 탈모인들이 대부분 먹는 치료제이다. 처음에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탈모 증상에 효과가 있어 용량을 조절하여 판매 중이다. 미국 식약청에서 인정한 유일한 먹는 탈모 치료제이기도 하다. 탈모는 일종의 노화 현상인데, 인구가 많아져서 그런지 아니면, 환경오염의 영향인지 20~30대에게도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이 많다. 그들에게 유일한 처방은 이 약인데, 치명적인 부작용을 확률적으로 가지고 있다. 심한 1%와 약한 10%의 부작용을 이 약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심한 1%는 ‘성 기능 장애’이며, 약한 10%는 ‘성욕 감소’이다. 기능장애와 성욕 감소는 다른 문제이다. 밥을 먹기 싫은 것과 밥을 못 먹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극심한 스트레스 탈모에서도 ‘성생활’은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P.210 「사랑과 열망을 권장함」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神)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문정희 ”응“」 문정희 시인의 시라고 한다. 한국시에 익숙하지 않은 본인도 에로티시즘을 제대로 느끼는 표현이다. 책 덕분에 좋은 시를 하나 알았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향한 건강한 갈구는, 가장 평화롭고 뜨거운 ‘완성’임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성생활이라는 것은 인간만이 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곤충은 성생활 후 죽음을 맞이하기도, 사마귀는 성생활 후 암컷에게 잡아 먹히기도 한다. 아름다운 자연의 본능이다.
”육체와 정신의 불균형(생태 불균형)은 훼손된 자연이 가져온 인류의 위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혼 기피나, 섹스리스 현상이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자주 감지된다고 한다. 일이나 생존을 위해서 결혼이나 출산을 거부하는 것은 사회생태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M이나 Z라고 부르는 세대는 4년제 대학과 수십 개의 자격증을 가지고도 취업을 하기 어렵다. 그들이 생존에 내몰리면서 ‘번식’이라는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젊은 층이 점점 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책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인 방법론을 통해서 건강한 성생활의 치유를 권장하고 있다. 쉬쉬하면서 ‘젤’ 하나 모르는 중년이나, 취업으로 사랑을 포기한 젊은 층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랑하라, 인생에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 「조르주 상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