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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 1 - 똥개 아니고 번개 ㅣ 낭만 강아지 봉봉 1
홍민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 소개
▷ 낭만 강아지 봉봉 1
▷ 홍민정 글/김무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02월 25일
▷ 100쪽 ∥ 298g ∥ 148*210*11mm
▷ 창작동화 / 그림책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동화책이지만, 책을 구매하는 부모들의 눈높이에서 서평을 쓰려 한다. 인류 역사상 희대의 홀로코스트를 일으킨 사람은 아돌프 히틀러다. 나치즘 중에서도 ‘독일 인종’, ‘순수성’, ‘우월성’, ‘아리아인’ 금발에, 파란 눈, 큰 키를 가진 사람 외에는 ‘열등한 인종’으로 대학살을 저질렀다.
순수혈통주의(pure blood)는 단일혈통이거나 혼혈이 아닌 순수혈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말한다. 한국에는 많은 강아지 분양 삽과 번식장들이 있는데, 한국 사람은 유독 ‘순종’을 고집한다. 강아지 분양에 있어서 거의 먼저 물어보는 것이 ‘그 개 순종이에요?’이다. 애견 업계에서는 5대까지 내려가는 동안 유전적 결함이 나타나지 않는 단일 견종을 순종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부견과 모견의 견종이 다른 강아지를 믹스견 또는 똥개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개의 품종은 약 350종에 달하는데, 유전학적으로 순종과 잡종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한다. 과거의 품종 개량이 목양견, 사냥개 등 특정 목적을 가지고 교배되었다면, 지금은 애견인들이 선호하는 외형에 맞게 품종 개량이 이루어진다. 결국, 순종과 외형으로 상품화된 개들은 ‘멘델의 법칙’에 따라 유전병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다.
P.012 “와하하! 똥개야, 똥개. 빨리 뛰어! (놀란 아이들이 고물상 멀리 달음박질쳤어.) 똥개 아니거든! 나도 이름이 있다고! (봉봉이 고물상에 온 것 여섯 달 전이야. 그동안 봉봉은 고물상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간 적이 없어. 마당에 묶인 채 온종일 문밖을 구경하는 게 일이지.” 사람들은 똥개라고 부르며 무시하거나 피하지만, 사실 ‘봉봉’은 번개처럼 무지무지 빠르게 달리는 ‘번개’이다. 지금은 고물상에 목줄로 묶여서 달리기는커녕 눈앞에 공도 가져올 수 없지만 말이다. ‘봉봉’은 꿈이 있는데, 목줄을 끊고 기필코 고물상을 탈출해서 자유와 낭만을 가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낯선 자유와 낭만이 어떤 말인지 미리 설명해준다면 더욱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는 자기 자신이 고유로 가지고 있는 것.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낭만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인 태도나 심리를 말한다. 이성과 감성이 있다면, 감성에 거의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 낭만이라 하겠다. ‘봉봉’은 마당에 목줄이 묶인 처참한 현실이지만,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싶은 낭만이 있고, 그래서 자유를 꿈꾸는 강아지다. 그 외 등장하는 동물들은 길고양이, 시궁창 쥐가 나온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갑과 을의 경계를 나눠서 생각한다. 상위 0.1% 1% 10%가 아닌 사람은 힘이 없는 을이라는 목줄에 묶여있다. 우리를 묶고 있는 목줄은 현실적인 상황일까? 아니면 자유와 낭만조차 꿈꾸지 못하는 자신의 절망일까? 을과 병에도 끼지 못하는 여기 가장 최약체의 동물들이 자유와 낭만을 꿈꾸는 이야기가 있다. 꿈을 꾸는 것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절망에는 그 대가가 따른다. 자신을 ‘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번개’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