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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1~2 세트 - 전2권 - 박해영 대본집 ㅣ 인생드라마 작품집 시리즈
박해영 지음 / 세계사 / 2022년 3월
평점 :

◆ 소개
▷ 나의 아저씨 세트 (초판 에디션)
▷ 박해영 대본집
▷ 세계사
▷ 2022년 03월 15일
▷ 808쪽 ∥ 1,500g ∥ 167*236
▷ 시나리오 / 대본집
박동훈(45세)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건축구조기술사. 순리대로 인생을 살아가며 절대 모험하지 않는 안전제일주의. 눈에 띄는 게 불편하고, 나대는 재주 없는 성품. ‘이만하면 됐다.’ 한직인 안전진단팀으로 밀려놨어도, 대학 후배가 대표이사로 머리 위에 앉아 있어도 이만하면 됐다. 《중략》 인생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형과 동생이 있지만, 여전히 즐겁다고 낄낄대는 속없는 인간들이라 고맙고 다행이다. 그래, 이만하면 됐다.
S#8 「어메이징 코리아」 ??상훈: 저거 얼마 전에 니가 안전진단한 거 아니냐? 완전 튼튼하게 지었나 보다. ??동훈: 안 튼튼해. D 등급 나왔어. ??상훈: (의아) 경축이라는데? ??동훈: 재건축 허가 나려면 D 등급은 나와야 돼. D 등급 나와서 재건축할 수 있게 됐다는 애기야. ??상훈: ? ??동훈: 돈 벌게 생겼다고. ??상훈: 진짜 어메이징 코리아다. 안전하지 않다고 판정 난 걸 경축이라고…….
Epeisode 1에서 13분경에 나오는 양복점 앞 형제의 대화다. 이 대화를 들으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안전하지 않기에 경축이라는 말에서, 한국 사회를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휴전 국가이다. 70년 동안 휴전상태에서 단 2~30Km 밖에서 포탄과 미사일이 언제 머리 위로 날아올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래서일까? 유독 우리 사회는 ‘그냥’, ‘대충’이라는 말이 많다. 안전을 위해서 규정대로 하려면, 시간이 없으니 대충하고 출발하라는 것이 익숙한 나라다. 법원은 음주에 관대하고, 교통사고에 관대하고, 안전불감증에 무감각해져 버린 우리 사회를 너무나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안전불감증에 희생을 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의 약자들이기 때문이다. 노약자, 어린아이, 현장 노동자들 말이다.
S#41 「개, 새, 끼…….」 ??김 대리: 왜 그랬는데요? ??동훈: 그만하자. 쪽팔리다. 남자 넷이 앉아서 여자애 하나 씹고. ??김 대리: 뭔데 그래요? ??동훈: 별일 아냐. ??김 대리: 별일이구만 무슨. 뭔데요? ??동훈:…….니들은 걔 안 불쌍하냐? ??김 대리: 뭐가 불쌍해요? 그런 싸가지가? ??동훈:…….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동훈: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동훈: 걔의 지난날들을 알기가, 겁난다. #순간 지안이 스피커를 확 잡아 빼버리고, 씩씩대며 컴퓨터 쪽을 보고 ??지안: 개, 새, 끼…….
Epeisode 4에서 36분경에 나오는 회식 자리에서 대화다. “너희들은 걔 안 불쌍하냐?” 이 말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 16년째 채식을 하는 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키워지고 도축 당하는 생명이 불쌍하지 않냐고 말이다. 경직된 경험을 가진 사람은 경직된 사람을 알아볼 수밖에 없다. 동훈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장 잘 표현한 대사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처음이 가여운 마음이다. 이렇게 동훈은 조금씩 지안을 알아가고 『나의 아저씨』가 되어 간다.
100번을 본 영화가 있다. 『순정만화』 정말 화면을 틀어놓을 수만 있으면 계속 반복해서 봤던 영화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말이다. 당시에 왜 그랬는지 어렴풋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다. 내 인생에서 본방송 사수하고, 100번을 넘게 본 드라마가 있다. 『나의 아저씨』 아이유의 드라마를 모두 봤지만 두 번 이상 본 것은 없다. 「이지은」을 통해 드라마를 보았다가, 100번을 넘게 볼 때는 「이지안」을 통해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아저씨와 지안의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유애나 5기」인 친구에게 책 자랑을 하였다. ??친구: (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