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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평점 :

◆ 소개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저/라이너 풍크 편
▷ 김영사
▷ 2022년 02월 11일
▷ 260쪽 ∥ 370g ∥ 124*190*20mm
▷ 정신분석학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 독일계 미국인인데, 친가가 대대로 랍비 집안이었기 때문에 엄격한 유대전통을 따랐고, 1934년 나치의 위협이 다가오자 미국에 망명한다. 1953년에는 멕시코 사회정신분석확회를 설립했고, 1974년 스위스로 이주했으며 1980년 별세한다. 오랫동안 프로이트를 연구했고, 여성 혐오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연구적인 업적에 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정신분석학자이며 휴머니즘 철학자인 프롬은 인간과 사회적 환경과의 관계에 중점을 둔 논문과 저술 활동을 했다. 인간의 악덕은 제반 사회 조건을 개혁함으로써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인간은 자신의 성장이나 자아실현이 방해될 때, 일종의 위기 상태에 빠지며, 이러한 위기는 인간에 대한 공격성이나 권위에 대한 불복종하거나 자신의 자유를 부정하는 권위주의로 빠지게 된다고 한다.
P.72 “현대 문화에서 이기심은 금기다. 사람들은 이기심이 죄악이고 이웃 사랑이 덕목이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현대사회의 실생활과 극명하게 대립하며, 인간의 가장 강력하고 지당한 충동이 ‘이기심’이라 주장하는 일련의 이론과도 모순된다. 《중략》 모든 형태의 중독이 그러하듯 이기심은 채워지지 않는다. 탐욕은 밑 빠진 독이다. 인간은 욕망을 충족시키려 무한히 노력하다 지쳐 쓰러지지만, 결코 만족에 이르지 못한다.”
P.119 “이기적인 사람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나스시시트에 게도 해당한다. 나르시시트는 사물을 소유하는 것보다 자신을 찬양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겉으로만 보면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홀딱 반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자신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근본적인 자기애의 결핍을 나르시시즘과 이기심으로 보상한다. 프로이트는 나르시시트는 타인에게서 거둔 사랑을 자신에게 쏟는다고 강조한다. 이 주장은 앞부분은 옳지만, 뒷부분은 틀렸다. 나르시시트는 자신도 타인도 사랑하지 않는다.” 자기애와 타인의 사랑은 양립할 수 없다는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프롬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감정과 태도의 대상이기에 자기애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일치한다고 말한다. 즉,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불안해해서 가지는 것으로 사랑의 결핍을 보상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P.124 “자신을 사랑하기를 멈춘 인간은 살해당하거나 죽어도 좋다는 마음을 갖는다. 문화마저 파시즘에 장악되지 않으려면 이기심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애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2008년 9월 8일 정선희의 남편 안재환이 사망하자, 최진실이 악덕사채업자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유포된다. 친한 친구 남편의 사망에 자신의 우정을 모욕하는 범인들에게 크게 분노한다. 합리적·이성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사회 상황에 고통을 호소하다가 2008년 10월 2일에 자살한다. 성공한 연예인에 상위 1%의 부와 사랑하는 두 자녀가 있는 그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을까?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가 극단의 선택을 한 사람은 많다. 비단 연예인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공황장애가 연예인이 겪는 병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 수백만 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유명한 사람이기에 알려지는 것이고, 유명하지 않기에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최진실의 경우는 두 자녀라는 인간의 가장 강력한 ‘모성애’라는 것이 존재했다. 당시 우리 사회는 한 여성의 ‘모성애’라는 본능과 자기애를 파괴했을까?
책은 자기계발서나 치유하는 심리학이 아니라,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기 전 입문서라고 설명한다. 프롬의 저서들이 정신분석학과 수준 있는 철학을 읽기 위한 입문서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영미권의 고전소설을 읽기 전에 기독교에 관한 배경지식을 먼저 쌓을 것을 권한다. 시대나 사상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그저 글자 읽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결국 ‘사람’ 안에서 사랑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