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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가 아니라 ‘내’가 되고 싶어 - 되는 일이 없을 때 읽으면 용기가 되는 이야기
하주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 소개
▷ 아무나가 아니라 ‘내’가 되고 싶어
▷ 하주현
▷ 소담출판사
▷ 2022년 01월 10일
▷ 228쪽 ∥ 310g ∥ 128*188*13mm
▷ 에세이
“나는 성공의 경험을 자랑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간 길이 옳았기 때문에 내가 살아온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대신 내가 한 선택에 책임을 지려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당신도 남들이 보기에는 아이 같아 보이는 선택을 용감하게 하기를, 또 그 선택을 어른처럼 책임지기를 바라니까. 우리가 쉽게 말하는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유’로 바꾸어 가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프롤로그 中」 저자의 바람대로 나는 저자의 약력을 보지 않기로 했다.
P.44 『논어』 사마우가 공자에게 “군자란 무엇인가요?”하고 묻자 공자가 이렇게 대답한다. “군자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에 사마우가 다시 묻는다.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를 곧 군자라고 이를 수 있습니까?” 그러자 다시 공자가 말한다. “안으로 반성하여 거리끼지 않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저자는 이 일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를 근심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고 말이다. 즉 상황을 근심하기보다, 내 부족함을 경계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영어를 제대로 숙달하지 않은 채로 호텔에 취업했고, VIP 손님에게 결례를 범하게 된다. 제대로 화가 난 VIP 손님은 화를 내며 매니저를 불렀다. 손님에게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자격 미달이다. VIP의 컴플레인이 걸렸고, 명백한 해고의 사유가 된다. 저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고객 데이터베이스에서 실수한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었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 고객을 올 때마다 맞이하여 안내한 것이다. 그리고 호텔의 가장 인기 있는 쿠키와 진심을 담은 편지를 건넸다. “줄리아, 당신의 정성과 끈기에 놀랐습니다. 그런 일이 생긴 뒤로 나를 피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피했을 텐데요. 이를 만회하기 위해 3일 내내 정성 가득한 서비스를 보여 주는 당신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챙겨주는 세심함에 더욱 놀랐습니다.” 몇 번의 실수가 인생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렇게 정성과 마음을 다했어도 고객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은 진심에 감동했고 저자에게 기회를 주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우 많은 실수를 한다. 차이는 실수에 대처하는 우리의 습관이다. 실수를 대처하는 태도는 바로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책임을 질 수 있는 것 그게 어른이다.
P.121 「숨길 수 없는 건 사랑, 가난, 기침만은 아니라고」 “복사하는 거 보면 신입사원들 태도 딱 나온다고, 복사되는 동안 먼 산 바라보는 놈이 있는가 하면, 그사이에도 복사하며 읽는 놈이 있어. 복사만 시켜 봐도 사람을 안다잖아.” 「드라마 미생 中」 “복사는 사소한 일이다. 그래서 막 들어온 신입사원을 시키거나 아직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인턴에게 부탁한다. 누군가는 ‘내가 겨우 복사나 하려고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왔나?’ 혹은 ‘복사 같은 하찮은 일 말고 중요한 일을 맡고 싶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복사 같은 작은 업무에서도 그 사람의 성향과 진심을 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원수가 있다. 일본의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이다. 막부시대는 쇼군(장군)의 가문 태생이 아니면, 쇼군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히데요시는 관백이라는 왕위의 관리가 되어 ‘천하인’이 된다. 일본에서 히데요시는 출세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오다 노부나가의 신발을 챙기는 몸종에서 ‘천하인’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매일 이른 아침 노부나가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품으로 신발을 데운다.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누군지도 신경을 쓰지도 않지만 매일 그렇게 한다. 그렇게 몇 해 만에 노부나가의 눈에 띄고 조금씩 가문의 일을 맡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사소한 일이라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고, 기존 방법만 고수하지 않고 효율 좋은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무사가 될 수 있었다.
습관이 모여 성격이 되고 성격이 모여 인생이 된다고 한다. 저자의 약력과 현재의 위치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정말 공감되는 바가 컸다. 만약 내가 약력을 먼저 읽었다면, 이런 읽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선입견으로 말이다. 책은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도 있지만, 아이가 지녀야 할 모험심과 어른의 책임에 관하여 말한다. 얼마 전 읽은 『빅터 프랭클』이 생각난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현실과 상황 참 더럽고 앵 꼽다. 하지만 이걸 뒤집는 것이 인생의 묘미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