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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평점 :

“소로는 학생으로서 월든에 갔지만, 그곳을 떠나올 때는 스승이 되어 있었다.” 「법정스님」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책은 교과서에도 실리고, 종교인 이전에 너무나 유명한 사상가이기에 생전 추천사 한마디에는 큰 힘이 실려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년~1860년) 미국의 철학자·시인·수필가이다. 초기 하버드대학의 졸업생이며, ‘자연’의 저자인 초월주의자 「랄프 왈도 에머슨」의 제자이기도 하다. 대표작인 『Walden』은 2년 2개월에 걸친 숲에서 직접 집을 짓고 자립적인 생활을 기록한 에세이다. 이것이 단순하게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자신의 치유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인습의 사회와 국가에 항거해서 자연스러운 삶의 진실에 관한 과감한 탐구였다. 노예제도와 미국이 멕시코 침공에 항의하고, 인두세 납부 거부로 투옥도 당했다고 한다. 이후 삶은 노예 해방 운동에 헌신하였고, 이런 그의 정신적 사상은 ‘시민 불복종’으로 이어진 「마하트마 간디」의 독립운동과, 「마틴 루터 킹」의 시민운동에 지대한 영양을 주었다. 소로의 사상을 받은 사람들은 MBTI적 성향이 매우 비슷한데, INFJ-A 선의의 옹호자들이 많다. 레프 톨스토이,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 등이 말이다. 같은 MBTI를 가진 사람으로 왠지 굉장히 친한 느낌이 드는 것은 뭘까?
「초월주의」 책을 읽기에 앞서 이 사상에 관하여 배경지식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 183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산업혁명과 근대국가로의 발돋움은 급격한 만큼 많은 문제가 있었다. 18세기 이성주의에 대한 반발이면서, 19세기의 보편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사고 경향이 표출된 것으로, 인간과 자연에 내재하는 선함 및 인간이 양도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한 믿음을 망라하는 ‘이상주의적 관념론’이라 하겠다. 동양에는 이미 수천 년 장자의 사상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관념주의’이 대표로서 모든 의견은 결국 각자의 견지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이른바 보편타당한 객관적 기준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 편에 보면, 온몸이 뒤틀릴 정도로 심한 곱추를 보고 사람들은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무시하거나, 연민이나 동정을 한다. 그런데, 장사는 여기서 몸이 심한 불구여서야 말로 부역에 끌려가지 않고, 정부에서 구호할 때 이득을 보는 등 언뜻 보면 쓸모없이 보이는 존재가 됨으로써 쓸모없는 것도 관점을 바꾸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시민 불복종」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잡아 가두는 정부 밑에서, 정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어야 할 곳은 감옥이다. 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그러나 소수가 전력을 다하여 막을 때에 그들은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정의로운 사람들을 모두 감옥에 잡아 가두든가, 아니면 전쟁과 노예제도를 포기하든 가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 주 정부는 어떤 쪽을 택할지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지배권력층의 정책이나 법률이 부당하거나 부도덕하다고 판단하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이를 거부하거나 위반하는 행동을 시민 불복종이라고 한다. 단, 여기에는 비폭력이 전제되기에 혁명과는 구분이 된다. 한국이 30~50클럽에서 민주주의 지수가 1위인 것에는 2016년 ‘촛불집회’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한 손에 촛불을 든다는 것은 다른 손에 무기를 들 수 없다는 것을 말하며, 수백만에 이르는 시민들이 한겨울에 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부의 탄핵을 요구하였고, 국회는 이를 투표로 가결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이를 만장일치로 인용하였다. 당시 외신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정석이며, 서구는 이제 아시아의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아 보도했다.
한국에는 유달리 소로의 정신적인 영향을 받은 사건들이 많다. 3.1만세운동,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등 말이다. 특히 518민주화운동과 촛불시위는 홍콩과 미얀마의 평화시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건국된 의의와 의미를 다시 한번 자부심을 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는 무뢰한들을 평화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