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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ㅣ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마호로 역 시리즈는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 『마호로 역 광시곡』 총 3부작 완결로 누계 판매 150만 부를 기록한 대형 베스트셀러다. 7년에 거리여 집필되었고, 제135회 나오키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011년 에이타, 마쓰다 류헤이 주연으로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개봉했고, 2014년 『마호로 역 광시곡』을 개봉했다. 2013년 『마호로역전번외지』라는 제목으로 12부작의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 한마디로, 소설과 영화 드라마 모두에서 광풍을 일으킨 작품이라 하겠다.
미우라 시온 (Shion Miura,みうら しをん,三浦 しをん, 1976년~46세) "요시모토 바나나 이래 가장 참신한 작가",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로 평가받으며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고, 흡인력 강한 스토리텔링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연극 영상학과를 졸업하였다. 편집자 지망생으로 취업활동을 하던 중, 입사시험 작문에서 그의 재능을 발견한 하야카와쇼보(早川書房) 편집자에게 작가의 길을 제안받은 것을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일본의 수도 도쿄의 변두리 동네 마호로 시. 그곳에서 ‘다다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고교 동창생 ‘다다’와 ‘교텐’의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지극히 평범한 동네 같지만, 변두리라는 설정은 뭔가 개운치가 않은 동네이다. ‘의뢰받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합니다. 무엇이든 맡겨주세요’라고 말하는 청년의 모습에서 나만 ‘시티헌터’를 느끼는가? 그러나, 다다 심부름센터는 아무리 거금을 주어도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 외에는 어떠한 일이라도 마호로의 주민들을 위해 무엇이든 들어준다고 한다.
‘다다 심부름센터’의 소장은 30대 후반의 이혼남 다다 게이스케이다. 어느 날 그의 사무실에 십여 년간 만나지 못한 이혼남 교텐을 만나게 된다. 무엇이든 다하는 심부름센터에는 일이 밀린다. 이럴 때는 물과 기름같이 어울리지 못하는 동창이라도,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둘은 함께 동거하며 심부름센터에서 일하게 된다. 작가는 인물의 묘사에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을 때, 주변의 상황과 사건보다 인물의 행동과 심리에 집중해서 읽었다. ‘내가 다다라면, 내가 쿄텐이라면?’ 다다와 쿄텐 둘 다 이혼의 경력이 있고, 둘에게는 서로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존재하는데, 아직은 서로가 서로에게 솔직할 수는 없는 사이다.
다다가 처음 교텐을 만났을 때, 의뢰받은 잃어버린 강아지를 그가 안고 있었다. 교텐으 전 부인은 의사이고 둘 사이에는 딸도 하나 있다. 그러나, 쿄텐의 행색과 몰골은 형편없는 길거리 부랑자 같은 모습이었다. 사무실에서 하룻밤 재워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게 되는데, 그 이유에는 쿄텐의 잘린 손가락에 있었다. 교텐의 손가락 사고에는 다다가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애니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치유물’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바라카몬, 목소리의 형태, 4월은 너의 거짓말, 토끼드롭스, 나츠메 우인장, 충사 일상과 기괴한 현상 속에서 갈등이 치유의 형태로 매 챕터 결실을 보는 애니메이션들이다. 이 소설은 이런 유명한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너무나 닮아있다. 애니 덕후인 내가 보기에는 무척이나 편안했던 이유가 플롯의 구성이 익숙하다.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이런 대화가 나온다. 판수(백윤식)이 영애(최여진)에게 ‘너 자세히 보니 예쁘다’라고 말을 한다. 영애는 판수에게 ‘자세히 안보면 어떤데요?’라고 되묻는다. 판수는 ‘자세히 안 보면 안보이지…. 사람은 자세히 안 보면… 못 보는 거야’라고 대답한다.
소설의 일상과 인물의 묘사 또한 이러하다. 뻔할 것 같고, 이미 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처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다다 심부름센터가 인기가 있는 이유가 현실의 우리가 그들이 필요하다 느껴서가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