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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소녀 주주 - 낯선 나라에서 마주한 차가운 시선과 따뜻한 우정 ㅣ 한울림 지구별 동화
치으뎀 세제르 지음, 오승민 그림, 이난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12월
평점 :

초중고 시절 대부분 한두 번쯤은 ‘전학’이라는 것을 경험해봤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중고교 시절은 한 번도 없었고, 초등학교 시절 10번에 가까운 전학을 경험하였다. 10세 또는 그 미만의 아이에게 학교와 친구가 바뀐다는 것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는 것과 같은 두려운 일이다. 혹시라도, 장난꾸러기 급우라도 만난다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또다시 나를 소개하고, 친구들의 이름을 알아가고, 수군거림을 뒤로 한 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같은 국가, 같은 민족, 같은 지역의 아이들이라도 ‘전학’ 하나만으로도 이러한 엄청난 감정을 느끼게 된다.
2,590만 명, 즉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 140만 명, 세계에 난민으로 있는 사람들의 숫자이다. 오늘날 난민들은 주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내전 등으로 인한 피난민들이다. 뉴스에서 지중해 에게해를 고무보트가 전복해 수십 명이 죽음에 이르는 것을 자주 봤을 것이다. 70년 전 140만 명의 저 숫자는 조선사람이었다. 세계는 남·북의 이념을 포기하고 망명을 신청한 조선의 난민들을 받아들여 주고 정착시켜주었다.
터키 370만 명, 요르단 290만 명, 레바논 140만 명, 파키스탄 140만 명, 독일 100만 명 등 난민들을 수용한 국가들이다. 터키는 한국 형제의 나라로서, 한국전쟁 당시 가장 많은 파병을 한 나라 중 하나이다. 오늘날에도 어려움에 부닥친 난민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70년 전 난민을 배출하고, 해외로 입양을 가장 많이 보낸 한국은 어떠할까? ‘대한민국의 난민 수용 논란’ ①한국의 세금을 왜 난민에게 써야 하나? ②난민들은 마구 범죄를 저지른다. ③정부의 온건 정책으로 난민을 수용하면 무차별적으로 몰려든다. ④난민 중에는 빈곤을 이유로 돈을 벌러 오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이 난민을 거부하는 이유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20년 동안 839명, 단 천 명의 난민도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내로남불」이 판치는 나라,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진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7년 한 해 동안 수용한 난민이 23,000명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전 세계로 간 조선의 난민이 100만 명이다.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인가?’, ‘한국은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워진 나라가 맞는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당장에 영화 『국제시장』을 보더라도 파독 광부, 파독 간호사, 베트남 파병 등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나라에서 돈을 벌어왔다. 요즘 시골에는 수확 시기에 사람이 없어서,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의 일꾼들이 많이 온다. 그들에게 한국 사람과 똑같은 임금이 주도록 한 것은 몇 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시골 사람들은 그들을 후진국의 사람들이라며 무시하기가 다반사이다.
『난민 소녀 주주』 2017년 터키에서 ‘올해의 아동 문학상’을 받은 시, 소설, 아동 문학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펼쳐 크고 작은 문학상을 휩쓸며 오늘날 터키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은 「치으뎀 세제르」의 장편 동화이다. 세계에서 가장 난민을 온화하게 받아들이는 터키이지만, 주주에게는 두려움이 가득한 세상일 것이다. 책은 난민이 되어 버린 주주가 낯선 나라에서 마주한 편견과 차별 또, 따뜻한 우정을 나눠주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써낸 작품이다. 난민은 되고 싶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 누구라도 될 수 있다. 도움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임을 명심하자.
『For Sama』 2019년 시리아 내전에서 태어난 딸을 업고 직접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폐허가 되어 버린 알레포에서 엄마는 딸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를 용서해 줄래?” 엄마와 아빠가 왜 폐허가 된 도시에 남았는지,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딸 사마에게 전하기 위해 촬영했다.
『Capernaum』 2018년 레바논 감독인 「나딘 라바키」가 시리안 난민 소년인 「자인 알 라피아」를 주연으로 제작한 영화이다. 12살 자인은 레바논 난민 빈민촌에서 살고 있으며, 그의 영화상 부모는 생계를 위해 친딸을 팔아버린다. 여동생을 찾기 위해 헤매는 도중 밀입국자 모녀를 만나 도움을 받고, 아기를 봐주는 도중 엄마는 잡혀가 추방당해버린다. 12살의 아인에게 세상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곳이며, 영화보다 현실은 더욱 잔혹하다 하겠다. 2022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도 우리의 관심을 주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