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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평점 :

“현대인은 두 중류로 나눌 수 있다. 마약을 한 사람과 할 사람. 중독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약을 안 할 방법은 없다. 만약 이 책이 흥미롭지 않다면 안타깝게도 이제 당신에게 남은 즐거움은 약물밖에 없지 않나 싶다.” 「오후 작가」 전 세계의 5% 정도가 마약중독자이고, 나머지 5%는 기타 약물 중독자로서 대략 10%가 중독자라고 볼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 졸피뎀 같은 의약품 중독 같은 것을 말이다. 그런데, 또 여기에 흡연을 포함하면, 대략 12억 명인데 15%가 흡연중독이다. 그리고 전 세계의 인터넷 중독수준은 6%, 게임중독, 쇼핑중독, 섹스중독, 수집중독 기타 중독이 10%라고 가정해보자. 마약5%+약물5% +흡연15%+인터넷6%+기타10%=41% 여기에 해당 것들에 중복되는 부분을 고려해도 30%에 육박한다.
주디스 그리셀(Judith Grisel)은 미국 벅넬대학교의 심리학교 교수이다. 13살 때부터 알코올 의존증을 경험했고, 스무 살가량에는 코카인도 경험했다고 한다. 세 군데의 학교에서 쫓겨날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고, 그럼에도 어떤 의지였는지 대학원에 진학해서 행동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중독으로 인해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는데 걸린 기간은 7년이며,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원을 다닌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 6년에 이룰 시간을 2.5배 이상의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히피 시절 대마초를 피웠다고 한다. 한 번씩은 중독의 길을 걷지만, 저자의 경우는 꽤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담배를 끊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2022년이 내일모레로 다가왔다. 그러면 또 우리의 많은 아빠는 금연을 약속할 것이다. 실질적으로 1년간 담배를 끊는 사람은 5%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100명이 금연을 계획하면 95명은 실패한다는 말이다. 나도 15년 전까지는 담배를 피웠었다. 그때는 디스나 레종이 대략 2000원 정도였는데 말이다. 지금은 담배 한 갑이 5000원에 육박한다. 하루 한 갑만 피운다 하더라도 적은 금액이 아니다.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의 최고 고민이 담뱃값이 너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끊지 못한다. “담배 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마라”라는 우스갯말이 있는데, 그래서 내가 친구가 없나 보다. IT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앉아 있는 일이 많았고, 골치 아픈 문제가 많았다. 그러면, 앉은 자리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담배를 피우는 것이었다. 많이 피울 때는 하루 2~3갑도 피웠던 기억이 난다. 어떠한 계기로 끊을 것을 결심했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꺼내는 모습을 보고 나 자신에게 분노가 치밀었다. 이깟 담배 하나 어찌하지 못하는 의지박약인가? 그대로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지고, 그날로 담배를 끊었다.
젊을 때는 술도 많이 마셨다. 좀 심한 날은 소주 9~10병 정도도 마셨다. 안주도 없이 그냥 밥이나, 맹물만 마시면서 말이다. 지금은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다. 거의 연중행사로 막걸리 한 병 정도가 끝이다. 술이 크게 끌리지 않는다. 그렇게 마셔 됐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가장 큰 변화의 이유에는 아무래도 15년간 유지해온 채식주의라는 식습관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나는 생각한다. 충동적인 것보다는 왠지 유해지는 성격으로 변해갔다. 나의 경험에서는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습관과 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중독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자신이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독에 빠진 뇌과학자』 물론 자신의 의지로 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1~5%밖에 되지 못한다. 나머지 95%의 사람이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외부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책은 뇌가 어떻게 중독에 빠지는지를 정말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중독이 주는 ‘쾌락’에는 어떠한 식으로든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고 설명한다. 예전 텔레비전 광고에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광고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도 10장 ‘나는 어째서 중독에 빠진 걸까?’이다. 중독은 채우고 싶은 무언가가 부족하여 약물로 대신 채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통하여 혹시나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한번 스스로 통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중독은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