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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거짓말 - 무엇이 당신의 돈을 훔쳐가는가
정길원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태초에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동물이었다. 모자라는 근력을 사회를 구성하여 협동사냥이라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화살 하나는 쉽게 부러지지만, 3~5개의 뭉쳐진 화살은 부러뜨리기 힘들다. 족장의 주도하에 부족이 구성되었고 권력이라는 것이 발생하게 된다. 족장은 부족 내에서 근친상간을 금지하는데,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다윈의 열성 법칙을 경험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자손을 가지기 위해 외부에서 여자를 데려와야 했고, 여자는 곧 세계최초의 화폐가 되었다. 고대의 재산은 가축과 인간의 노동력이다. 여자를 또는 남자를 데려온다는 것은, 경작을 위한 노동력이 생기는 것이다.
돈(화폐, Money)은 상품의 가치에 대비하여 지급 기능을 가진 교환 수단이다.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그 대신에 가벼운 종이로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조개껍데기, 짐승의 가죽, 보석 등도 이용하였으나, 현재의 화폐만큼 편리한 것은 없었다. 단, 화폐가 기능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물물교환의 대상이 될 만큼 보편적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량이 있을 것.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써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일 것. 나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대금으로 ‘북한’의 인민 화로 받는다면 당신은 수긍하겠는가?
지구상에서 기축 화폐로 불리며 기본이 되는 것이 있다. 미국의 ‘달러’이다. 그럼 미국의 달러는 화폐 그 자체로서 재산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기축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국가의 군사력과 외교력이 압도적이어야 한다. 두 번째로, 통화량에 맞먹는 금을 보유해야 한다. 종이 ‘달러’는 직접적인 재산이 아니다. ‘달러’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에 가져갔을 때, 즉시 금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계약서일 뿐이다. 우리의 ‘원’ 화폐도 마찬가지이다. 1997년 IMF 시절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그로 인해 종이돈은 휴지장이 되고 수많은 업체가 도산했다. 돈은 그러한 것이다.
『돈의 거짓말』 “왜 나만 투자에 실패하는 걸까?” 저자는 노동소득만으로 더는 부를 누릴 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부의 기준이란 백만장자 상위 10%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상위 1%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급여를 꼬박꼬박 모아서 10억짜리 아파트와 자동차 생활비 그리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실질적으로 100세까지 쾌적한 삶을 유지하려면 초소 10억~20억의 여유자금이 필요하다. 저자는 되묻는다. 과연 금융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노력만으로 이 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지 말이다.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금융시장의 악당들로부터 살아남아 건강한 투자를 하는 6가지 전략’이다. 즉,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근로소득 이외에 금융시장의 상품에 투자하고 이익을 얻어보자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라는 유명한 도박 도시를 알 것이다. 가깝게는 우나라의 강원랜드도 존재한다. 이 두 곳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어가는 곳은 어디일까? 돈을 따가는 사람일까? 아니다, 건물을 가지고 도박판을 벌이는 기업이 대부분 수익을 가져간다. 불법적으로 도박판을 여는 하우스는 어떠할까? 하우스 주인은 장소만 제공할 뿐 도박판에 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이익이 내기 때문이다. 도박판에 직접 앉을 때 돈을 버는 확률은 1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10%의 비교적 안전한 이익을 얻을 방법과 99% 위험하지만, 1%의 이익을 가져갈 방법에 관하여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다른 책들과 차별을 두는 부분은, 금융 악당이라 불리는 작전세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의 학문이 발달할수록 우리만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은 우리보다 수십 배는 더욱 영악해진다. 우리가 금융시장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내가 무지하거나 순진해서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우리를 노리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장의 이러한 속성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올바른 가치투자를 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속거나 당하지 않으면, 최소한 버틸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이익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른다는 것을 명심하자. 주식 책 몇 권 읽었다고 주식시장의 돈이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