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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 내가 사랑한 밈들
코지마 히데오 지음, 부윤아 옮김 / 컴인 / 2021년 12월
평점 :

코나미(KONAMI) 1969년 설립된 일본의 게임제작사이다. 현재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기업으로서, 1980년대 세계 경제 대국 2위로서 지구의 돈이 모두 일본으로 몰렸을 때, 소니를 비롯한 각종 게임 업체와 애니메이션 업체가 그 어느 시대보다 호황을 누렸다. 그 시대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대표님 새로운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래 자네!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하게나’ 아이템의 성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돈이 넘쳐났기에, 또다시 만들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당시 일본은 엄청나게 비디오게임과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1990년 당시의 일본의 거품경제의 규모가 당시 금액으로 1경 6,500조라고 한다. 비디오게임 대표 선두에 있었던 기업이 코나미이다. 회사를 모른다고 해도, 오락실에서 코나미 한번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메탈기어 솔리드] 추억의 악마성, 콘트라, 위닝 일레븐 등 비디오게임의 명가 코나미의 작품들이다. 1987년 ‘메탈기어’가 발매되었으며, 1998년 이후로는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로 3~4년 주기로 발매하는 대작 시리즈 게임이다. 1998년 이 시리즈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코지마 히데오」이다. 배트맨의 1934년 DC코믹스와 아이언맨의 1939년 마블 코믹스는 거의 100년에 가까운 양대 만화기업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100년의 세월 동안 엄청나게 성장하였는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21세기 초반의 영화는 마블 유니버스의 시대라고 말이다.
[마블 스튜디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21년 스파이더맨에 이르기까지 3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하였고, 역사이래 상업영화 제작사 중 가장 크게 성공한 기업이다. 그 중심에 초기 영화를 주도한 「케빈 파이기」감독이 있고, 현재 마블 스튜디오 사장이며 마블 엔터테인먼트 CCO를 겸하고 있다. 1973년생인 그가 없었다면, 현재의 마블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킹콩을 좋아한 덕후 소년 피터 잭슨은 킹콩을 다시 만들기 위해 감독이 되었고, 반지의 제왕이라는 대서사시를 만들어냈다. 마블 코믹서의 덕후 케빈은 결국 감독이 되었고, 역사상 가장 성공한 덕후이자 평생 좋아하는 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한 사람의 천재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세상을 바꾸는 건 세상에 속해있는 모든 사람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천재가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는 부정할 수 없다. 그게 천재니까 말이다.
『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메탈기어 솔리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일본의 게임 개발자이다. 게임과 애니를 세계에서 양분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확연하게 두 나라의 스타일은 다른데, 바트와 은하철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게임에서도 두 나라는 확연하게 차이 나는데, 게임의 UI와 대상을 제거하는 재미에 목적을 두는 것이 미국식이라면, 개연성을 가지고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방식이 일본식이다. 그래서, 일본의 게임은 영화화하기가 쉽고,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게임이나 영화의 스토리는 척박한 대지의 나무와 비옥한 토지의 나무처럼 서로 다르다. 창작의 가장 기본은 모방이다. 모방의 기본은 독서와 다른 작품들을 많이 섭렵하는 것이고, 코지마 히데오의 세계관 역시 많은 책과 영화들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베르나르의 ‘상절지백’같은 느낌의 이 책은 히데오의 상상과 영감의 노트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책은 『산월기』이다. 일본의 국정교과서에 실린 천재 일본 소설가의 단편이다. 히데오의 MEME(밈)에서 나와 공유하는 부분이 3/1이 되는 것에 무척이나 기뻤다. 왜냐하면, 나 역시 일본의 게임과 애니에 찐 덕후이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 『화차』를 기억하는가? 비주얼 배우에서 연기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게 해준 김민희 주연의 영화이다. 이 영화의 원작이 일본의 유명한 아줌마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원작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익숙한 밈과 새로운 밈을 알게 되고, 히데오의 세계관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느끼는 것은 성공하는 덕후들은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읽는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로 밥을 먹고 살고 싶으면, 히데오처럼 진짜 덕후가 되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