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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꿈 - 제왕학의 진수, 맹자가 전하는 리더의 품격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맹자(BC372~BC89) 유가 철학의 공자와 대표되는 인물로서, 공자 사후 100년 정도 이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직접적인 공자의 제자는 아니다. 공자는 춘추전국 시대를 살았고, 맹자는 전국시대에 살았다. 춘추시대에는 주 왕실을 명목상으로 존중하면서, 마치 한나라 말기의 제후들이 그랬던 것처럼 패자들이 난무했던 시대이다. 전국시대는 더는 주나라의 명분이 필요하지 않았고, 170여 개에 달하는 제후국들이 동맹과 연합을 통해 7개의 제후국으로 정리되었다. 삼국시대는 이미 역사를 되풀이하는 느낌이 든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고려를 멸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 정도전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책이 정몽주가 전해준 맹자이다. “孟子 梁惠王 章句 下篇(맹자 양혜왕 장구 하편)” 오랜 유량 끝에 정도전은 위 구절을 읽고, 왕이 부덕하면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하며 다짐하게 된다. 세상에 다시는 ‘양지’ 같은 아이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말이다.
『맹자의 꿈』 저자는 책의 첫 표지에서부터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왜들 싸우는가?” 제왕학의 진수이며, 현대의 지도자에게 ‘맹자’는 싸움을 멈추고 협상과 대화를 하게 만드는 무엇이 존재할까? 지도자에 걸맞은 품격을 가지게 해줄까? 우리는 ‘맹자’를 통하여 이러한 지도자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유교(儒敎) 공자가 이전 시대의 문화와 사상을 정리한 곳을 공자학파들의 사상가들이 계승하여 체계화한 중국 사상의 한 조류이다. 진나라 이후 최초로 안정적으로 중국을 지배한 한나라의 지배이념 채택되었고, 동아시아 전반에 근간이 되었다. 그런데, ‘유학’이 아니라 ‘유교’일까? 유학은 공자, 맹자, 순자의 철학적 사상을 따르는 학파이며, 유교는 유학이 지배이념이 되며 종교적 색채를 띠게 된 것을 말한다. 후에 성리학이라 하여 주자가 유학에 해석을 더하여, 이이, 이황 등이 조선 성리학의 대표학자들이 되기도 한다. 유교를 정의하자면, 마치 로마의 그리스도교 같은 지배이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 신정근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교수이자 유학 대학장·유학대학 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 유학의 최고 성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중인 것이다.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등 베스트셀러를 집필하였으며, 각종 강연을 통하여 고전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맹자의 꿈』 이 책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저자가 바라보는 현실정치의 안타까움에 맹자를 통해서 지도자들에게 일침을 내리고 있다.
25 보편 ‘사람에 차등이 없다.’ 천주교가 처음 전래하였을 때, 종교적인 부분보다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라’라는 설교를 반겼다고 한다. 일반 민중은 신분제의 고통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차별 없는 사랑을 갈구하던 터에 박애의 복을 반기지 않을 수 없었다. 맹자 또한 유가의 사랑이 가족에 갇히지 않고, 가족을 넘어서는 확장 가능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가족 사랑에서 이웃 사랑으로, 다시 만물 사랑으로 단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군신이라는 계급 이전에 차별 없는 사랑이 선행한다고 이해해도 될까?
74 위민 ‘백성이 귀하고 군주가 가볍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데, 왜 붕어가 없냐고 따진다 한들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의 3요소로 형성되는데, 이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팥소마저 들어있지 않은 붕어빵이라고 말한다. “가치로 보면 백성이 가장 소중하고, 사직이 그다음이고 군주가 가장 가볍다. 이 때문에 많은 백성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신임을 얻으면 제후가 도고, 제후의 신임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맹자는 왕정을 살았고, 우리는 민주정을 살고 있다. 그러나 두 체제가 전부 ‘백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나라이다.’ 예전의 왕들은 스스로 ‘천자’라 하여 하늘(하느님)을 대신하는 존재로서의 위상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지배했다. 백성 위에 군주가 군림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왕정이 아닌 선출직 대통령을 뽑는 민주정에 살고 있지만, 선출된 공직자가 자신을 나라의 중심으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술을 담는 잔만 바뀌었을 뿐이지,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백성이 우선한 적이 없다. 인간은 어느 정도의 인고 시간을 보내야, 상식적인 세상을 살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