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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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거리감이 있는 동시에 결코 끊을 수 없는 유대감 역시 존재한다는 역설을 숙고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얀 마텔의 초현실적이며 부조리적인 글쓰기는 그런 역설을 탐사하기에 최적화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어슐러 르 귄」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작가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이후 15년 동안 완성한 이야기는 또 어떤 경이로움을 가지고 왔을까?

 

 

얀 마텔(캐나다, 1963~ 59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스페인에서 태어나고코스트리카멕시코캐나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대학교를 졸업하고 인도터키이란 등을 주로 여행하며 다녔는데그의 취향이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1993년 일곱 개의 이야기로 등단하고, 2001년 파이 이야기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파이 이야기』 2012년 이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국내에서도 164만 명을 동원한 흥행영화이다몽환적인 장르의 영화라 보는 내내 신비로움이 가득했었다주인공 파이는 힌두고기독교이슬람교를 모두 믿는 16살 타밀족 소년이다동물원을 운영이 어려워지자 캐나다에 이민을 떠나는 가족의 배가 폭풍우에 침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구명보트에 탈 수 있었던 것은 얼룩말오랑우탄하이에나, ‘리처드 파커라고 불리는 벵골호랑이뿐이었다. 2002년 1000만 부를 판매한 맨부커상 수상작이며채식주의자이기에 고기를 먹지 않는 파이가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모든 동물을 날로 뜯어먹는 생존을 위해 야생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호랑이에 비유한 것이다나 또한 채식주의자로서 15년을 살고 있지만늘 하는 말이 있다먹을 수 있는 채소가 충분하므로 다른 동물을 먹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만일생존을 위해서 무언가를 먹어야 하는데 식물이 없다면나는 그 이상도 먹을 수 있다고 말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의 소설은 인간의 내면을 풍자하는 심리학 서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소설이지만 읽다 보면 수면 아래 잠겨있는 무의식의 본성이 생각나게 된다종교와 인종과 문화에 관한 높은 이해와 많은 여행에서 겪은 그의 지식이 빛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1904년에서 1981년까지 포르투갈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1세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이는 마치 라틴문학의 거장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신과 믿음삶과 죽음인간과 동물진실과 허구 등을 다루면서얀 마텔은 삶을 허무하게 보지 않고삶이 필요한 이유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사유를 제안한다파이가 극한 상황에서 신과 믿음에 대한 의미를 깨달으며 인간성을 찾아가는 성장기였다면이번 소설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상황에서 세 남자가 다시 회복해 나가는 여정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물리적으로 처한 상황은 파이가 더욱 암울했으나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세 남자의 내면은 더욱 처참하다.

 

 

1904년 일주일 만에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의 죽음을 겪은 토마스, 1938년 병리학자 에우제비우에게 남편의 시신을 들고 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려 달려며 부검을 요청한다. 1981년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는 40년간 함께해온 아내의 상실을 겪은 후 포르투갈로 향한다. 1세기에 걸쳐 서로 다른 이야기로 진행되는 3편으로 보이지만실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있다세 남자에게는 상실이라는 공통점이 있고포르투갈 동부에 존재하지 않는 높은 산을 찾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파이가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근원적인 삶을 표현했다면이번 소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며육체적인 생존의 본능과 또 다른 정서적인 생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어느 심리학자의 강의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우리가 팔이 부러지고 교통사고를 당하면 엄청난 고통을 받는다이와 똑같은 고통을 우리 뇌는 받는데배우자와 자녀의 사별이다분명 물리적인 고통은 아니지만우리 뇌는 교통사고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이다문명사회에서 나고 죽는 인간은 자연에 내던져질 확률이 극히 없다오히려 문명사회에서 정신적인 존재로 살다가는 경우가 맞을 것이다. 15년간 마텔은 더욱 진화하여인간의 본능에서 진화한 정신세계로까지 이야기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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