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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 세계 인형극 축제 속에서 찾은 반딧불 같은 삶의 순간들!
래연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10월
평점 :

「인형」 사람이나 동물 모양으로 만든 장난감. 사람의 형상. 예쁘고 귀여운 아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기본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기운이 깃든 조형물이고 단어이다. 현대 한국에서 인형이라는 말은 장난감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실제 인형은 선사시대 때부터 존재한 다양한 조형물이다. 사람의 모양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해, 달, 심지어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주로 어린아이들의 봉제 인형을 생각하지만, 성인들을 위한 바비인형이나 성적인 리얼돌까지 존재한다. 인형은 종교, 문화, 예술, 교육 등 많은 부분에서 존재한다.
「샤를르빌메지에르」 벨기에에 인접한 프랑스의 북동부 내륙도시이다.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이며, 시인 랭보의 고향이며, 1961년부터 세계인형축제가(꼭두각시)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1980년부터 국제꼭두극연명(UNIMA)와 예술학교를 운영 중이며, 인형극에 마음을 다하는 도시다. 매 2년 9월 셋째 주 금요일부터 열흘 동안 인근 마을을 포함하여 도시 전체가 인형극의 공연장이자 무대가 된다고 한다.
“래연과 닮은 인형을 생각해봤어요. 손안에 폭 들어와 감싸 쥐고 말하기 좋아요. 자세히 보니 꿰맨 자국이 듬성듬성 보이네요. 처음 보는 모습에도 괜히 말을 걸레 되는 인형이에요.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 독자를 닮은 인형도 분명 떠오를 거에요. 각자의 인형을 안고 여기 앉아보세요. 래연 인형이 하는 말을 들어볼까요?” 「김동환, 연출가」 래연은 자신을 부적응자 소개하며, 이런 사람이라서 유독 잘 열리는 문이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 읽었던 『동물과의 대화』의 템플 그랜딘 교수가 생각난다. 아스퍼거증후군으로 인해서 언어적·사회적 소통이 어려워 동물과의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우리는 우리 표현의 20%도 되지 않는 언어로써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기에 스스로 우물에 갇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 래연은 인형에게 관심이 쏠렸고, 16살에는 시인 랭보를 만났다고 한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첫 구절에 눈물을 쏟고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랭보를 전공했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진심을 쏟을 줄 아는 여자이다. 그 용기와 추진력이 오히려 적응을 잘 한 사람보다 나아 보인다.
랭보의 고향을 여행 갔다가 세계 인형극 축제가 열리는 곳임을 알게 되었고, 10년간 6번에 걸쳐 축제를 보러 다녔다고 한다. 시인을 좋아해서 그런가, 도시에서 관객으로 사는 행복을 발견하고, 어차피 모두가 주연이 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한발 물러나서 행복한 관객으로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책은 저자가 인형극 열흘간의 도시에서 관객이라는 주인공이 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이야기이다.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생각났다. 스물네 살에 네팔의 ‘포카라’지방으로 도망치듯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그곳 날씨가 좋아서, 특히 햇빛이 좋아서, 어떤 카페 하나를 정해놓고 매일 그곳에서 가서 햇볕을 쬐며 삼시 쌔기를 다 먹고, 멍하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일을 한 달 동안 하고 우울함이 날아간 경험을 한 안소현 작가가 생각났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떨쳐내려, 22살에 1년 동안 모은 1400만 원을 들고 310의 5대륙 세계여행을 떠난 당찬 아가씨 김다연 작가도 생각났다. “나도 그러했다. 어쩌면 통곡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떠난 여행. 그러나 행복을 좇아 떠난 것은 아니었으며, 길 위에서 갖은 희로애락을 겪어내며 궁극에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아간 여행이었다.” 「김다연」
“세계 인형극 축제 속에서 찾은 반딧불 같은 삶의 순간들!” 무언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인생에 한 가지, 이건 내 거다, 내 세계다, 나로 느끼게 해주는 무언가다 이런 게 있다면, 우리 삶은 덜 지루하고 덜 우울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를 통해 삶에서 주인공이 되었고, 행복해졌고, 이 행복을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까지 쓰게 되었다. 당신은 인생에서 정말 나를 느끼게 해주는 내 것이 있나요? 그리고 아무런 고민 없이 그것에 내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나요? 책을 읽으면서, 어떤 고민 없이 온전히 가질 수 있는 나만의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