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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ㅣ 장애공감2080
비장애형제 자조모임 ‘나는’ 지음 / 한울림스페셜 / 2021년 10월
평점 :

ㄴㅏㄴㅡㄴ(it's about me!)은 정신적 장애(자폐성 장애, 정신장애, 지적장애)가 있는 형제를 둔 2~30대 청년들의 모임이라고 한다. @nanun_teatime 인스타그램 피드도 운영 중이니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비장애 형제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았던, 이 세상에 없던 이야기다. 이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가족 내에 어떻게 침투하여 가족관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미시적 이야기이자, ‘가족’이라는 오랜 관계를 탐험하는 청년들의 성장 서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정신적 장애인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오늘을 고민하는 지금, 이 사회에 너무나도 필요한 이야기다.” 「강혜민(장애인언론<비마이너> 편집장)」 장애인, 장애우라는 단어에 익숙하고 그들을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들의 가족이나 형제가 겪어야 할 고민이나 고충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에겐 그런 형제나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말기 암으로 고통받는 가족을 두고 있지만, 사람은 필멸의 존재이니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 말곤 딱히 슬픈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됐다.
유영철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0개월 동안 20명을 살해했다. 김대두는 1975년 17명을 살해했고, 강호순은 10명을 강간 살해했다. 정두영은 1999년 9명을 살해 1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2003년 영화화된 ‘살인의 추억’의 실제 범인이 수감 중인 이춘재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그를 향해 감사하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당시 화성 살인사건의 한 사건의 범인으로 조작되어 20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성여’님이다. 청춘을 모두 감옥에서 보내고, 부모님들은 모두 억울함과 분통함에 돌아가셨다. 친척들과 주변 모두 그를 버러지라 욕했고, 세상에서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 25억의 형사보상금으로 그의 인생을 보답 받을 수 있을까?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피해 가족 중 정신이상이나 스스로 생을 마감한 분들이 많다. 우리는 이런 피해자 가족들에 대하여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을까?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정신적 장애가 있는 형제들 둔 비장애 형제 여섯 명이 쓴 산문집이다. 사실과 소설의 경계 구분 없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마음을 적어나간 글이다. 영화나 매체에서 보여주는 형제의 모습은 단 두 가지다. ‘천사 같은 아이’ 이거나 ‘장애 형제를 싫어하고 부정하는 반항아’로 말이다. 휴머니즘을 모방하는 영화에서조차 제대로 형제들을 인터뷰나 관찰하지 않고 그려낸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도 같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80억 인구 중에서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여섯 명의 형제들이 이 책을 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봤다. 장애인에 대한 최대 복지를 제공하는 제도의 마련일까?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변화하길 바라는 것일까? 정신적 장애를 두고 자랐기에 힘들었다고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알코올중독과 성격장애로 가정폭력을 당하는 정상적인 아이들이 더욱 힘든 경우가 훨씬 많다. 친족상도례 법에 따라 죽기 전까지, 웬만해선 공권력인 경찰이나 검찰도 개입하지 않는다. 이렇게, 폭력에 내몰리고 대물림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장애인의 가족은 사회적 시스템과 사회적 배려의 혜택을 받는 편이긴 하다.
그럼 가정폭력에 내몰린 아이들보다 ‘자조 모임 나는’ 형제들은 행복한 걸까?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장애인 형제들 옆에 자신들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불편하게 보거나, 안타깝게 보거나, 착하게 보거나 늘 그런 식이지, 평범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보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은 ‘절대적’이어야 할까? ‘상대적’이어야 할까? 사람과 사람이 사회를 구성하면서, 서로 간의 교류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부자들은 돈이 많기에 무조건 행복할까? 사람의 성격이 모두 다르고, 신체적 특징이 다른 만큼, 고통과 고민의 크기도 모두 다르다. 그저 나의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을 재단하듯이 보는 것이 그들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