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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 ㅣ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선일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2월
평점 :

올해 부쩍 나에게 인상적인 책이 몇 권 있었다. 『작가의 편지』, 『수잔 발라동』 문학과 예술가의 편지를 모은 책과 너무나 솔직하게 당당해서 프랑스를 씹어먹은 여성화가 발라동의 이야기다. 『금,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이 새로 출간이 되었는데, 이 책 세 권의 공통점이 있다. 「미술문화」 출판사이다. 도대체 어떤 출판사인데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훅 들어오는 곳일까?
「미술문화」 내력을 살펴보면 무려 199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년에 5~10권 정도의 책만 출간을 해왔는데, 예술에 관한 책들뿐이다. 2009년에는 『노란누드』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 도서 선정, 『헤겔 예술척학』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등 상도 엄청 받는다. 일반인에게 미술을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길, 또 창작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창작의 바람직한 길을 열어가는 책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술의 역사·철학·이해·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책들을 기획하여 엄격한 편집과정을 거쳐 출판한다고 한다. 설립 연수와 비교하면 출간된 책의 양이 정확하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30년 동안 신념을 지켜온 출판사였구나.
“예술가들은 제각각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 때로는 악덕을, 때로는 눈부신 광채를 그렸다. 오늘날의 미술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예술가의 손에서 탄생하는 금은 선조로부터 내려온 모든 의미, 지금 이 시대에도 적용되는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한 온갖 메시지를 품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금은 소비 심리와 투기 성향, 과시 사회의 면모를 보여준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있었던가! 결국, 금이 우리를 매혹하는 것은 이 모든 모순 때문이 아닐까?”
(금, 金, Gold, 79Au) 노란색의 반짝거리는 금속을 금이라고 부른다. 기축 화폐라고 불리는 미국의 달러는 발행한 만큼 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화폐는 금에 대한 영수증일 뿐 실질적인 지불 수단은 금이다. 철이나 다른 금속에 비해 산화되지 않고, 전도성이 뛰어나고 연성도 좋아 각종 귀금속에 사용된다. 또한, 인제에 가장 해가 없는 금속이라 치아나, 두개골 수술 시에 뼈를 대신한다. 금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화폐, 귀금속, 의료용, 산업용, 식용으로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다이아몬드가 단일 보석으로 가장 값어치가 비싸다고 하나, 금의 영속성, 희소성, 활용성 모든 점을 비교하자면 최상위의 금속이 ‘금’이다. 금은 또한 태양의 상징이며, 태양은 곧 신을 의미하며,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영광’ 즉 믿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금으로 성전을 짓거나, 불상을 만든다.
“금빛은 추할 때조차 아름다움의 아우라를 선사한다.” 「니콜라 부알로」 책의 서문은 금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금의 역사 금과 관련된 이야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8점의 걸작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투탕카멘에서 마이클 잭슨까지 시대별 작품을 선정해 더욱 흥미롭게 쓰여있다. 단연 나의 눈길을 잡은 작품은 18세기 『라쿠 다완』과 클림트의 『입맞춤』이다.
한·중·일에는 각자의 차를 마시는 방식이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말차와 엄격한 다도 문화에 흥미와 동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라쿠 다완』은 일본 다도의 전설 센리큐의 요청으로 교토의 초지로라는 도공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 찬의 차에는 와인의 오만함도 커피의 씁쓸함도 없으며, 코코아의 유치한 순진함은 더더욱 없다.” 「오카쿠라 가쿠조」 커피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또한 전통차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번에는 카쿠조의 차에 대한 자부심을 인정해주겠다.
18가지 작품이 주는 감성도 멋있지만, 각 작품에 달린 해석과 한 줄 평이 또한 인상적이고 재미있다.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이라는 서양 미술사와 복식사 전문가의 글이라고 한다. 서양예술의 중심인 프랑스 출신에 프랑스 에콜 뒤 루브르와 런던 패션 학교에서 수학한 전문가이다. 웹검색에서 방송에도 자주 보이는데, 그녀의 글들을 보고 있자면 작품에 관한 이해가 대중적이면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대중적이기에 재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부쩍 그림책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만큼 휴식의 시간이 늘어나는 즐거운 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