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처럼 재미있고 속 시원한 책을 읽은 것이 언제였던가…. 이 책은 노르웨이 출판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아프텐포스텐」 책은 소개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등산가들의 허풍과 거짓말을 파헤치는 본격 등산 풍자 에세이라고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등산이라면, 운동, 휴식, 힐링, 자연 온갖 좋은 것들은 다 들어있는 것인데, 과연 어떤 것을 풍자했을까 궁금해진다. 설마 ‘동창회의 목적’은 아니겠지?
「노르웨이」 세계지도에서 노르웨이의 모양을 기억하는가?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좋아하는 나는 세계의 모양을 유독 많이 기억한다. 특히 유로파라는 게임은 전 세계지도를 무대로 하지만, 중심은 유럽이다. 북유럽 4대 국가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며, 남에서 북으로 긴 영토는 마치 칠레를 생각나게 하는데, 서쪽은 바다와 접해있고 동쪽은 1700km의 거대한 스칸디나비아 산맥으로 스웨덴과 나뉘어 있다. 해안선의 총 길이가 5만km가 넘는데 캐나다 다음으로 길다고 한다. 거대산맥과 해안선으로 이루어진 국가라고 해도 될 것이다. 1814년에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왕국에서 분리할 때, 가장 필요 없는 산악지형만 주었다고 한다. 한때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힘든 국가였으나, 1970년 북해 유전의 발견과 교육과 각종 인프라의 발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청정 지역이면서 550만의 인구밀도가 낮은 선진국이 되었다.
Norway 국가 이름에서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국가의 어원은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실제 노르웨이의 끝은 북극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노르딕 국가들의 특징이 국기에 십자가가 있는데, 프로테스탄트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의 국기를 보면 같은 모양에 색상만 다르게 보일 것이다. 19세기 여성 참정권 운동이 일어났을 때, 1913년 가장 먼저 확립되었고, 1998년부터는 국회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는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입이 아닌 행동으로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국가이다.
노르웨이에서 산은 삶의 터전 일부이다. 굳이 등산의 목적이 아니라도,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산길을 걸거나 운전을 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등산하지 않는 것은, 섬에서 태어났지만 수영을 못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아레 칼뵈(Are_Kalvø, 1969년~53세)는 노르웨이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25년간 뮤지컬, 오페라, 코미디 등을 제작해왔고, 종교·정치·스포츠 등 광범위한 주제로 11권의 책도 냈다고 한다. 이번 책으로 노르웨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사람들을 보면 동경하게 된다.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책의 제목을 보면서 나는 왜 저자는 산으로 안 갔을까 반문하고 싶었다. 저자도 어린 시절은 시골에서 살면서 다른 아이들처럼 스키도 타고 등산도 했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스키수업을 진행하였고, 스키점프로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70년~80년의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을 생각한다면, 굉장히 자연 친화적이고 활동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성장하고 도시에서 생활하던 무렵, 술친구와 어울리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고 한다. 함께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던 친구를 더는 선술집에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친구의 소식을 볼 수 있는 곳은 SNS인데, ‘눈 위에서 맞는 행복한 아침’이라는 제목들이 달린 인증사진을 통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함께 다양한 농담을 주고받던 친구들이 이제 이런 말밖에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되자, 친구들을 구하러 산으로 향하게 된다. 다시 예전의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다양한 말을 할 줄 알았던 선술집의 친구들로 말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산에 가는 걸까?” 책의 결말은 등산을 옹호하는 것일까? 아니면, 등산하는 사람들의 실체를 풍자하는 고발하는 내용일까? 칼뵈는 산으로 사라진 친구들을 다시 구해서 도시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적지 않은 나이에도 칼뵈는 전문 장비로 무장하고 친구들이 향한 수많은 산으로 향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등 1700m가 넘는 산들이 많다. 하물며, 노르웨이의 산들은 얼마나 높고 험할지 상상해보라. 산에서 ‘인생의 의미’와 ‘내면의 평화’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찾을 수 있다는 말에 다단계처럼 끌려간 친구들을 그는 구해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