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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색 - 2024 전국 기적의도서관 어린이를 존중하는 책 ㅣ 인생그림책 14
리사 아이사토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평점 :

“지난날을 누가 흑백이라고 했을까. 이 책은 당신의 모든 삶이 찬란한 색이었음을 보여준다. 살아갈, 살아가는, 살아온 사람들을 위한 존경의 기도가 담겨 있다.”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세계 최고의 문화 선진국을 뽑으라면 북유럽 4개국을 뽑을 것이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바이킹 시절 덴마크의 식민지였지만, 지금은 노르딕 국가로 가장 이상적인 선진국들로 불리고 있다. 무민이 스웨덴계 핀란드의 책이라면, 이번 책은 가장 바다와 산맥이 많은 노르웨이의 그림책이다.
리사 아이사토(Lisa Aisato N'jie Solberg, 1981년~41세) 노르웨이 출신의 시각 예술가,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이다. 처음 작가의 성에서 일본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노르웨이 어머니와 아프리카 감비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2008년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고, 2016년에 언니 「해디 은지에」와 함께 ‘Teskjekjerring Prize’상을 받는데, 음악이나 시에 탁월한 노력을 기울인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2017년 트리베카 영화제에서 최고 단편 애니메이션을 받은 『Odd er et egg』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2019년 『Life ? illustrated(삶의 모든 색)』은 시적인 글과 삽화로 평단의 평가와 판매 모두에서 인정받았고, 노르웨이 북셀러 상을 받았다.
『삶의 모든 색』은 다양한 장르의 책이다.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고, 그림책이라고 부를 수 있고, 청소년 문학, 일러스트 집, 시집이라고 어떻게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놀란 부분은 엄청난 크기였다. 평소 벽돌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그림 에세이 관련 서적은 거의 문고만 한 치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러스트라기보다는 미술 화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이 너무나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나와서, 원서를 검색해보았다. 길벗에서 출간된 한국판은 원작을 능가하는 수준인데, 아주 작심하고 제대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책은 95점의 일러스트가 핵심이고, 한 줄 정도 무심코 던지듯 한 작가의 글이 끝이다. 마침표로 끝나거나 완성되지 않는 문장이지만, 마치 우리에게 질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곧 있으면 성탄절이 다가오는데 ‘크리스마스는 얼마나 더없이 신비로웠는지 기억하나요?’에서 양초를 들고 있는 소녀의 그림은 가장 오랫동안 머문 그림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너무 좋고, 크리스마스에는 스크루지 영감도 새사람으로 태어나고, 세상의 아픔과 불행이 모두 사라지는 날처럼 느껴진다. 나에게 크리스마스란 세상이 하얗게 부활하는 그 자체였다.
“어느 날, 한 어른이 물었어요. 너도 커피 한잔하겠니?” 커피를 내리고 마시기를 좋아하며, 식물과 그림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인상적인 페이지였다. 커피를 들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서 에티오피아가 보였기 때문이다. 핑크빛 하늘과 소녀의 모습에서 가난한 아프리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쉽게 마시는 커피는 원산지들이 정해져 있다. 아라비카라고 불리는 품종들은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온종일 커피 열매를 따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난하다. 우리가 커피 한잔에 느끼는 감성과 풍족함에는 그들의 가난과 아픔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공정무역으로(노동에 대하여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생산된 제품들을 구매한다.
말이나 글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림이나 음악은 붙여넣기 같은 감성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000명이 보면 1000가지의 감성이 다 다르다고 말이다. 무엇인가를 가지기 위해 살아가고,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읽고, 무엇이 없으면 이제 불안해지기까지 하다. 옛날에는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모두 잠자리에 들며 휴식을 해야 했다. 그러나, 전구가 발명되고 나서는 밤에도 우리는 쉬지 못하게 되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웹 플랫폼이 발전할수록 편리함을 얻었지만, 휴식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휴식하지 못하는 세상에서는 휴식하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