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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디자인하는 사람 - 세상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ㅣ 일하는 사람 5
고지인 지음 / 문학수첩 / 2021년 11월
평점 :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봄날은 간다」
『소리를 디자인 하는 사람』 책의 제목과 표지만 보고도 김윤아의 노래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 그럴까? 2001년 유지태, 이영애 주연의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제곡이다. 시적인 가사와 김윤아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로 아직도 사랑받는 노래이다. 영화 또한 사운드 엔지니어인 상우(유지태)와 방송국 피디 은수(이영애)의 소리를 통한 사랑 이야기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면 먹을래요?”라는 희대의 명대사로 아직도 썸에서 연애로 넘어가는 공식처럼 쓰이고 있다.
「고지인」 영상과 공연에 들어가는 음악을 만드는 일은 한다고 한다. ‘jinko’라는 이름으로 글을 노래에 담아 발표도 했고, 『영국 영어 이렇게 다르다』를 썼고, 영어도 가르치고 글도 쓰고 음악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재주가 많으면 입이 굶는다고 하는데, 저자는 다양한 재능에서 모두 성과를 내는 것 같아 부러운 부분이다.
책은 저자의 여러 재능 중에서도, 사운드 디자이너로 사는 삶에 관해 쓴 일상의 에세이이다. “소리를 사랑하지 않고는 소리를 혐오할 수 없다. 소리에 미치지 않고는 소리를 혐오할 수 없다. 이 글은 혐오를 가장한 나의 사랑 고백이다.” 고백의 중심에는 자기 일에 관한 신념이 있다. 사람 대부분이 24시간 소리에 노출되어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시각적인 영상에 비해 소리의 역할에 둔감하다고 한다. 소리는 영상에 입체감을 더하고, 이야기를 돋보여 주며, 더욱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공포영화나 액션 영화에서 소리가 주는 공포와 속도감은 명확한 사실이다. 찰리 채플린이 나오는 과거 무성영화를 본다면, 현재 소리가 주는 입체감에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오감」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5가지 수용하는 감각기관에 따라 말한다. 감각이란 외부의 물리적인 자극 때문에 인간의식에 변화가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즉 외부의 물리적 자극이 전기적 신호로 한 형태로, 신경을 통해 뇌까지 전달되어 기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언어는 20%의 말과 글, 80% 비언어적 표현으로 전달된다. 이중 언어적 표현은 보통 눈과 귀로 이루어지며, 양방향 소통의 경우 귀로 듣는 경우가 많다. 이 오감 중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원적으로 돌아가는 감각들이 있다. 10대 20대 시절에는 시각적인 부분이 크게 부각 되지만, 40~50대가 넘어서면 소리나 냄새에서 더욱 크게 향수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태아의 오감」 2개월 시각, 3개월에 청각, 촉각, 미각이 생성되고, 4개월 차에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의 손가락을 빤다고 한다. 6개월 차에 엄마 목소리와 다른 목소리를 구분하고, 양수의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고, 후각과 시각이 서서히 발달한다고 한다. 8~10개월 차에 밝고 어둠을 구별하며, 엄마의 냄새를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가 태아일 때 가장 근원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바로 청각이다. 그래서 소리에는 본능적인 편안함과 향수가 있다. 클래식이라는 불리는 고전음악이 실제 사람을 치유하고, 신나는 노래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이유일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