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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 공간과 빛이 주는 위안
안소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안소현」 1984년~38세 서울 출신의 서양화가이다. 200년 예원 중학교 미술 졸업, 2003년 서울예술고등학교 미술 졸업,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멀티미디어 영상과 학부 중퇴가 그녀의 최종 학력 프로필이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나타난 시점은 2016년 서른셋의 나이에 ‘GIAF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아시아 현대 미술 청년 작가’로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려온 작가가 13년의 세월이 궁금해졌다. @ssohart
인터뷰의 내용을 보면 작가의 이름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편안할 안(晏) 밝을 소(昭)에 밝을 현(炫)’ 밝고 밝은데 심지어 성마저 편안하다는 것이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말이다. 작가의 부모님들이 예술가보단 취업을 중요시해 영상 쪽 일을 많이 해왔다고 한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편집의 일은 어머니의 권유가 컸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과 먹고 사는 일이 대부분 모두 같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17년 드디어 자신이 꿈꾸던 회화의 길을 펼칠 여력과 도전의 시간이 도래한 듯하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휴식의자』라는 작품은 제목 그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를 그린 것이다. 정말 일상적인 사물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데, 일상을 휴식으로 바꾸는 그녀만의 기술이 있다. 햇빛이다. 그녀의 그림에는 항상 햇빛이 함께 한다.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햇빛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걸 몸소 겪어봤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스물네 살 네팔의 ‘포카라’ 지방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 날씨가 너무 좋아서, 특히 햇빛이 너무 좋아서, 어떤 카페를 하나 정해놓고 매일 그곳에 가서 햇볕을 쬐며 삼시 세끼를 다 먹고, 멍하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일을 한 달 동안 했다고 한다. 그 한 달이 지날 때쯤에 배낭여행 전 가득했던 우울함이 완전히 날아간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2017년 『식물원』은 거대한 크기와 함께, 선베드가 주는 안락함과 거대한 선인장이 인상적인 그림이다. 그녀는 이 그림에 인간의 본성이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햇살, 초록, 누울 곳, 그리고 선베드가 두 개여서 말이다. 두 개는 즉 ‘동반자’의 자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십 대 때 회화를 반대하는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많은 방황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지금의 신랑을 만나 경제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하고 싶은 그림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동반자와 여행을 떠나고 돌아와서 다시 캔버스를 든 게 2016년이라고 한다. 안소현의 그림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동반자’였다.
로쉬 아트홀, 갤러리 라이프, 예술의전당 등 국내의 전시뿐만 아니라, 뉴욕 메트로폴리탄에도 그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그녀의 책이 나오기 전에 SNS에서 기대 평을 보면서 어떤 화가이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전시회에서 직접 그림을 보진 못했지만, 책을 통해 그녀의 그림을 접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고 알 수 있었다. ‘따뜻함’과 ‘휴식’이다. 그림의 기법이나 예술적 가치 이런 이론적인 것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멍하니 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기술과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잃어야 하는 것이 있다. 에디슨의 전구가 세상을 밤에도 밝혔을 때, 인간들은 밤에 쉬는 것을 잃어버렸다.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인간은 발이 아닌 화면으로 여행을 다니게 된다. 결국, 인간은 쉬지 못하는 기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코로나 이전 매년 한강에서는 ‘멍때리기’ 대회가 있었는데, 그냥 햇볕을 쬐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없다는 것이다. 예능에서 유아인은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운동법을 소개하는데, 방송을 보고 있으면 가만히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운동을 창시한 배우는 자신의 병이 무의식적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몸의 습관’에 있음을 발견하고, 휴식 같은 운동으로 잘못된 무의식의 습관을 고치고 현실의 병도 고친 것이다. ‘휴식’ 제대로 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지금 당신은 제대로 쉬고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