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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연애란 번식 좀 그만하라는 자연의 준엄한 명령을 어기고 서로를 유혹해 파트너를 만들어 내는 행위다. 그러니 그 과정이 쉬울 리 있겠나. 그런데도 나는 연애야말로 진정 반역적이고, 체제를 뒤흔드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는다.” 「본문 中」 어쩌다 인류는 연애란 걸 하게 되었을까?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왜 우리는 계속 연애에 골몰하는 걸까? 달린 댓글들이 아주 솔직하다. “연애란…. 한 번만 해보면 알 거 같은데 「40년째모솔」”, “연애할 때는 내가 왜 이러나 싶은데 지나고 보면 그게 내 진짜 모습임을 알게 해주는 것 「연애는남의일」”, “너랑만 자겠다는 믿지 못할 약속 「박애주의자」”
「연애」 戀愛, 국어사전에 따르면, 성적인 매력에 이끌러 서로 좋아하여 사귐을 말한다. 한자어를 풀어보면, 그리워하고 애정의 뜻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를 말하기도 한다. 그리워하고 애정을 가지면 가족 간의 사랑도 연애가 될까? 에펠탑을 사랑한 사람은 결혼까지도 하였는데, 우리는 그것을 연애라고 부를까? 플라토닉러브라고 부르는 육체를 무시한 정신적인 사랑 방식도 연애라고 부를 수 있을까? 유전적으로 무성애를 타고난 사람도 존재하는 데 연애는 유전자에 의한 본능일까?
「오후」 저자는 낮엔 노동으로 먹고살고, 밤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것도 노동이라는 것으로 보아, 글로도 먹고 살고 싶은 저자의 심정이 전해진다. 소심한 A형이라는 이야기를 믿으며,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ENFJ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인류의 10%에 해당하는 왼손잡이지만, 중세시절 마녀로 취급받았다. 전체주의 불신, 민주주의 낙관, 노잼은 죄악이라는 신념이라는 개그적인 신념을 인생관으로 삼은 작가라고 느껴진다.
『가장 공적인 연애사』 책은 목차만으로도 정말 재미있다. “원시사회: 막 했겠지 하는 오해”, “고대사회: 오늘은 쓰리섬이 좋겠어”, “중세사회: 주님은 CCTV”, “근대사회: 거시기에 자물쇠를 채워라!”, “현대 태동기: 연애야말로 혁명”, “현대 사회: 케이크가 섹스보다 더 달콤한 사람들”, “미래의 연애: 퀴어가 상식이 되는 사회”. 자극적인 제목들로 흥미를 끄는 B급 에세이처럼 느껴지겠지만, 질서 없는 에세이가 아니라, 역사적 근거와 합리적인 추론을 제시하는 훌륭한 인문학 서적이다. 저자의 소개와 목차만으로 책을 가볍게 보았다면, 정말 큰 실수이며 반전이다.
원시사회의 연애에 관한 내용은 도입부터 무척이나 흥미롭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우성과 열성의 법칙을 발표하기 전부터 인류는 ‘근친상간’을 하지 않았다. 물론 유럽의 왕가에서는 왕가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분별한 촌내 결혼으로 유전병을 앓는 많은 왕이 있었다. 그러나, 평범한 세계 곳곳에서는 ‘근친상간’을 금기시했다. 이것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나비효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족장의 주도하에 부족이 구성되었고 권력이라는 것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족 내에서 근친상간이 금지되면, 외부에서 여자를 데려와야 했고, 여자는 곧 세계최초의 화폐였다는 것이다. 고대의 재산은 가축과 인간의 노동력이다. 여자를 또는 남자를 데려온다는 것은, 경작을 위한 노동력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면서, 본능적인 번식까지 권력을 얻는 도구로 진화시켰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
라디오 사연이나 영화에 나오는 이러한 추상적인 연애가 아닌, 실제적인 인류가 하는 연애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일만 년 사회를 구성한 인류가 연애를 왜? 어떻게? 진화시켰는지 모조리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