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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블로어 - 세상을 바꾼 위대한 목소리
수잔 파울러 지음, 김승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미국은 수전 파울러를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우버를 넘어, 실리콘 밸리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데 성공했다.” 「악시오스」 “우리 사회가 여성이 걸어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던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뉴욕타임스」 에세이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것인가? 아니면, 한 인간이 절망과 싸워 이겨낸 서사시인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추천사들이다.
「Jean Seberg」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서프라이즈가 있다. 1938년~1979년 40세의 나이로 숨진 미국의 여배우이다. 2019년 ‘SEBERG’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일대기가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1957년 ‘성 잔 다르크’, 1958년 ‘슬픔이여 안녕’,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인기를 얻으며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된다. 흑표당 간부와의 만남을 통해 흑인 인권운동과 반전운동에 심취하게 되고, FBI의 표적이 된다.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비난하는 그녀의 행보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1979년 8월 실종되었으며, 파리 교외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자살로 발표된다. 그녀가 사망하고 10년이 흐른 1989년 FBI의 기밀문서에서,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충격적 진실이 발견되었고, FBI가 그녀를 어떻게 감시하고 파멸에 이르게 했는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결국,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당한 것이다.
「내부고발자」 whistle blower,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조직의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사회에 고발하는 것을 말한다. ‘양심선언’, ‘휘슬블로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내부고발자가 있었다. 2014년 영화 제보자는, 2005년을 뜨겁게 달군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황우석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당시 MBC PD수첩은, 한 명의 제보자를 통해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는 그의 연구를 취재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정부, 언론계, 의학계 등이 국민을 선동하여, 제보자를 악마로 만들고, PD수첩은 존폐의 위협을 받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정의를 위해 내부고발을 택한 사람들의 말로는 대부분 비참하게 마감된다. 내부고발자 보호라는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오히려 그 시스템에 의해 신상이 밝혀지는 일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휘슬블로어』 수잔 파울러는 1991년생으로 갓 서른이 된 여성이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2015년 세계적 유니콘 기업 우버에 입사하게 된다. 2017년 우버 내 회사 성폭력에 관련된 그녀의 블로그 게시물이 공유되었고, 이는 실리콘밸리 전체에 문제로까지 확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결국, 우버의 창업자 겸 CEO 트래비스 칼라닉이 축출되고, 그녀로 내부고발로 인해 사회정의가 실현되게 된다. 그녀는 그 후 뉴욕타임스에서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달걀로 바위를 쳐보았는가? 성희롱, 성폭력뿐만이 아니다. 인류는 문명을 만든 이후로, 단 한 번도 계급을 나누지 않은 적이 없었다. 족장 시대에는 사냥꾼이, 봉건 시대에는 군주와 귀족이, 자본주의 시대에는 생산시설을 가진 부자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방향성에는 탄력이 붙는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 근원의 욕망이다. 권력은 살아있는 욕망의 덩어리라고 한다. 그래서, 순수한 욕망도 권력과 만나게 되면, 사회의 상식에 반하는 비현실적인 일도 자행하게 되는 것이다. 권력과 상식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단어일 것이다. 수전 파울러에게 일어난 일이 그저 남의 일처럼 생각되는가? 그저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질 않기 바라며 숨죽이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비상식적인 권력이 남용되지 못하게 우리가 감시할 수 있는 사회로 갈 것인가? 지금 우리가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