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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이 책은 평범한 사람도 특별한 상황에 놓이면 사탄이 된다는 「루시퍼 효과」를 혐오의 역사를 통해 보여준다. 내가 아는 한 혐오라는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전공의 학자들이 발표 토론한 내용을 엮은 융합적 시도는 이 책이 유일하다.” 「김용학 (연세대학교 18대 총장)」 추천사의 루시퍼 효과라는 말에 유독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한가지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루시퍼 효과와 방관자효과였다. 두 효과 모두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과연 혐오란 무엇이며 어떤 역사를 가졌으며 어떻게 진화해왔을까?
【마로니에북스】 예술 관련 책을 좋아하는 본인에게 유독 많이 띄는 출판사가 있다. 넉넉한 그늘을 만드는 마로니에처럼,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목적을 가진 출판사이다. 글로벌 출판기업인 「Taschen」이 발행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다른 시리즈 『Basic Art』 시리즈의 한국어판 발행을 시작으로,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세계 미술과 기행』 등을 출간하며, 적극적인 문화 주체로서 미술을 보는 안목을 높이고 생활 속의 문화적 기쁨을 만끽하는 데 길잡이가 될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늘 독자의 요구에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하는 마로니에북스의 약도를 보고 찾아가서 커피 한잔하고 오고 싶다. 출판사의 위치도 대학로 공연 거리의 중심에 위치에 있다. 이렇게 확실한 정체성의 가진 출판사도 드문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곳이라 마음에 무척 든다.

【혐오】 싫어하고 미워한다를 넘어서서, 역겹고 구역질 날 정도로 미워한다는 표현이다. 미움과 증오의 그 중간쯤에 위치하는 단어라고도 한다. 증오는 분노의 대상을 해하고 싶은 능동적 공격성을 가지지만, 혐오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는 거부감의 수동적인 공격성을 가진다고 한다. 가볍게는 우리의 일상에서 혐오하는 음식의 예를 들 수 있겠다. 곤충류의 요리나, 요리법이 잔인한 방식의 요리들을 우리는 혐오식품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인들이 우리의 개고기를 먹는 식습관에 혐오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프랑스의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에 많은 사람은 퇴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들어보면 혐오라는 것은 잘못된 것들에 대한 우리의 수동적인 공격의 표현이고, 마치 몸 안의 면역체계처럼 사회를 견제하는 표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은 전반적으로 혐오를 인종, 성소수자, 성별, 종교, 나이, 장대, 국가, 민족, 법률, 인터넷 등 많은 부분에서 괴물이라고 칭하며 규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헤이트』 비뚤어진 공감으로 표현되는 혐오가 가장 넓고 쉽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네트워크 세상이다. 다른 많은 석학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지만, 바로 느낄 수 있는 3장과 4장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뇌 과학, AI, 메타버스 등 21세기 초반의 우리 시대를 표현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19세기를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문명의 태동이었다면, 20세기는 포드의 컨베이트 시스템을 통한 공장식 대량생산이 핵심이었을 것이다. 혐오는 진화하는 집단의식이다. 인류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방비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세계는 인류가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다. 현실과 네트워크의 중간에 있는 지금의 SNS와 인터넷에서조차 혐오는 더욱 만연하고, 우리는 유력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사망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병이 아니다. 암은 우리 몸에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며, 인간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식습관 및 정서가 불안정해질 때 그 힘을 먹고 자란다. 혐오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리 세계의 불안한 정서를 먹고 괴물처럼 자라나거나, 세계의 질병이 되지 않게 개선될 수 있다. 인류의 10%나 차지하는 왼손잡이가 중세시절 악마라고 불린 만큼, 혐오는 우리의 무지와 방관 속에서 공동체를 위협하는 공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