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구】 (1764년~1845년)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저술가이다. 본관은 대구이며 이조판서 서호수의 아들이며, 김덕균이 외조부이다. 1790년(정조 14)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에 올랐으나, 정조가 승하한 후 숙부 서형수가 김달순의 역모 사건에 연루돼 정계에서 축출당하자, 1806년 스스로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와 18년간 힘든 농촌 생활을 지냈다고 한다. 순조 때 관직에 복귀하고, 예조 판서, 대사헌을 거쳐 1838년(헌종 4) 병조판서, 대제학 등 중앙 요직을 역임했다고 한다. 실학에 조예가 깊었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18년간의 농촌 생활에서 농민의 고달픔을 직접 경험한 것으로 생각된다. 벼슬길에서 물러난 후 『임원경제지』를 저술했으나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출판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82세의 일기를 마치는데, 시대상을 반영해 보면 지금의 100세 못지않은 장수했다고 볼 수 있겠다.
【임원경제지】 입원십육지 또는 임원경제십육지라고 불리는 이 책은 양반의 농촌 생활과 농업을 주 내용으로 하며, 무려 113권에 달하는 2만 8천 항목 252만 자 분량의 방대한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8번째 해당하는 정조지(鼎俎志)는 41권~47권의 분량이며, 각종 식품에 대한 의학적인 논저와 영양식으로의 음식과 조미료 및 술 등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적은 것이다. 그중에서 책은 당전과와 포과를 중심으로 과자 이야기를 적어내고 있다. 113권에 놀라고, 252만 자의 한자에 놀랍다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 1930년대에 임원경제지도 출간의 주목을 받으나, 워낙 분량이 방대하고 어려운 한문으로 되어있어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8년 도올서원과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임원경제연구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번역 작업에 돌입했다고 한다. 기관의 도움 없이 순수 민간연구소이며, 2015년에는 풍석문화재단이 설립되어 번역지원과 학술대회 개최, 요리연구소의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도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해주신 분들로 인해, 역사에서 사라질 책과 문화를 재현해낸 것은 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이야기 2』 당전과는 과일을 설탕에 절인 것을 말한다. 당분에 오래 절여지는 동안 맛은 풍부해지고, 새로운 묘한 풍미를 지니게 되며 부드러워지고 향이 생긴다고 한다. 포과는 말린 과일을 말하는 데, 수분이 많은 과일을 소금에 절여 수분을 빼낸 후, 소금이나 소금물에 말리거나 하는데, 불이나 볕에 말리면서 신맛, 떫은맛이 사라지고 단맛과 짠맛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과줄로 완성된다고 한다. 요즘 한참 유행하는 것이 단짠의 법칙이다. 달고 짠 것은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소금 커피라는 음료도 유행하니 말이다. 그런데, 무려 200년 전에 이미 이 단짠을 만들어 먹었으니, 얼마나 대단하지 않은가? 이번 책에서는 당전과 13가지와 포과 27가지 총 40개의 조선 과자가 복원되었다. 아직 복원해야 할 내용으로 보았을 때 얼마나 더 과학적이고 훌륭한 문화나 요리들이 있을지 기대가 큰 부분이다.

책은 조선셰프 서유구의 이야기이지만, 내용은 한민족의 과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느 날 문뜩 태어난 것이 아닌, 오랜 세월 조상들이 만들어 먹었던 건강한 음식, 건강한 과자 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합성첨가제와 방부제와 질소로 가득한 현대의 과자가 아닌, 자연이 오랜 세월 빚어낸 과자 말이다. 곶감처럼 말린 과일 부분인 포과는 채식생활을 하는 본인에게 매우 유익했다. 단순히 건조기에 말려서 먹던 방법밖에 몰랐었는데, 책을 통해 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이 10가지나 넘었다. 채식생활을 하는 본인 같은 사람이 아니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또는 직접 자녀들에게 먹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