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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표지 디자인】 펭귄 클래식의 원서를 많이 접해서 익숙한 크기의 책이다. 두꺼운 셰익스피어 느낌일까? 그러나,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은 스릴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눈길을 끌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책 위에서 피를 흘리는 물체에 대해서 혐오스럽거나, 두려운 느낌보다는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이 유발된다. 이 디자인을 한 사람은 정말 책의 느낌을 잘 파악했고, 너무나 기가 막히게 살렸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없지만, 실상 그 책에 손이 가기 전에는 표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매대에 올랐을 때, 나를 유혹하는 책은 일단은 겉모습이니 말이다. 『The Southern Book Club's Guide to Slaying Vampires』 검색으로 원작의 표지를 살펴보았는데, 문학동네의 디자인에 찬사를 보낸다.
【그래디 헨드릭스】 (Grady Hendrix) 미국 출신의 기자, 작가, 강연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홈페이지도 존재하나, 중년의 남성일 뿐 저자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다만 2006년부터 언론에 글을 기고하고, 영화 평론 등을 한 것으로 보아 40 중반의 남성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집필은 2014년에 소설가로 데뷔했으며, 2020년 발간한 이번 책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책들과 시나리오는 엑소시즘, 호러 등에 특화되어있다. 고어물 같은 공포보다는 심리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미스터리적 공포물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계속 공포 소설을 계속 발간할 것으로 보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대할 만하겠다. 특히 이번 소설은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뱀파이어】 (흡혈귀, vampire) 신화 속에서 생물의 피나 정기를 흡수하는 요괴를 지칭하는 말이다. 유럽의 뱀파이어, 중동의 구울, 중국의 강시, 한국의 구미호 같은 요괴들이라 보면 되겠다. 본격적으로 지금의 뱀파이어 같은 모습을 구상화한 것은, 1819년 소설 『뱀파이어』이며, 브램 스토커의 1897년 소설 『드라큘라』에서 스토리의 완성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저 죽은 자들이 살아나거나 괴물 같은 존재였다면, 여러 소설을 통해 현재의 지성과 인격을 갖춘 뱀파이어의 세계관을 갖추게 된 것이다. 20세기에서 최고의 공포영화들은 거의 뱀파이어 관련이거나, 세기말 인간성을 다룬 워킹 데드도 좀비라는 시체를 다루지만, 뱀파이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겠다. 어찌 보면 뱀파이어와 드라큘라 백작의 탄생 이면에는, 중세의 비이성적인 종교재판과 전쟁의 공포들 결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한 방식』 책은 마치 액자식 구성( frame narrative)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시간이 지나는 이야기, 인물의 묘사에 관한 이야기, 사건과 충돌, 여러 가지 외부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뱀파이어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에 다가가는 표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사적으로 이어지는 소설에 비해, 읽기가 편하고 해당 챕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소설의 영감을 어릴 적 시골 고향과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얻어 왔다고 한다. 할머니는 그녀의 잘못이 아니지만, 우리 중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질병이 있는 괴물로 두려워했다고 한다.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공포는 바로 이 미지일 것이다. 환한 대낮에 고어물을 보는 것보다, 불 꺼진 방에서 아무것도 없는 폐가의 복도를 지나는 것에 더욱 공포를 느끼니 말이다. 저자의 독특한 글쓰기에 기존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고, 특히나 부록에 있는 ‘독서 토론을 위한 가이드’는 소설의 재미와는 별개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차적인 읽기를 제공한다. 질문을 들을 통해서 책의 기억을 재구성해보게 되고, 천명이 읽으면 천 가지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책 읽기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부록이 문학동네의 생각이라면 정말 참신하고, 앞으로도 추천할 말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