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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9월
평점 :

2017년 『데일리 텔레그래프』, 『가디언』, 2018년 『스펙테이터』, 『LA타임즈』, 2019년 『영국의사협회』 이 많은 유명한 매체가 하나의 책을 지목하고 있다. “당신이 만약 그 시대를 살았다면, 사회를 제대로 예측하고 나치에 반대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한 사람부터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보스턴 글로브』 영화나 소설로 접한 그 시대의 이야기는 정제되고, 미화되거나, 오용되기도 한다.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감정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화나 뉴스, 역사서가 아닌 사실만을 이야기한다.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이 모든 매체의 찬사와 감히 지금까지 지식으로 그 시대를 말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묻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영국 왕립박물관 중 하나인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 근무했고, 윈스턴 처칠 기념 재단의 이사를 역임했다. 행정적인 업무를 맡았는지, 큐레이터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으나, 그녀의 소개 글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자료를 수집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비슷한 업무를 봤으리라 생각된다. 전작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다루는 책을 썼던 만큼 그녀의 글쓰기에는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선이 존재한다. 특히 그녀의 전작 중 『한나 리델: 일본에 간 영국 여성』은 읽어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왜냐하면, 제2차 세계대전 추축국의 구성원이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기 때문이다.

【아돌프 히틀러】 (Adolf Hitler, 1889년~1945년(56세) 오스트리아 출생의 제24대 독일의 수상이며, 제3대 대통령이다.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는 방송이나 서적을 통해 워낙 많이 알려져 중복되는 이야기들은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히틀러의 어릴 적 꿈이 화가였다던가, 그가 채식주의자였다는 것, 그리고 선동 연설에 압도적인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세계최초의 동물보호법을 만든 것도 히틀러 정권이라고 한다. 그림을 사랑하고, 동물을 아끼며 채식주의자라는 삶의 방식을 선택했으면서, 인류역사상 최악의 전쟁을 했던 것일까? 왜 그는 순혈주의와 유대인을 혐오했으며, 전쟁이라는 방법을 택했을까? 정권은 오로지 한 사람의 의지로만 구성될 수 없다. 유비의 촉 입성을 구상한 것은 천하 삼분지계의 제갈량이다. 민본을 근본으로 하는 사대부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설계를 하고 고려를 뒤엎은 것은 이성계가 아니라 정도전이다. 그렇다면 히틀러의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자신의 의지가 아닌 도구로 사용되지는 않았을까?

【역지사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한자성어이다. 독일의 육군 원수 에르빈 롬멜은 적국의 수상 처칠에게서까지 존경을 받는다. 반면에 처칠은 일본군의 저지와 인도 식민지 강화를 위해, 인도적인 미국의 식량 지원도 거부하고 수백만 명의인도 벵골주 시민들을 굶겨 죽이는 만행을 저지른다. 전쟁에 이긴 사람의 논리가 보통은 역사에서 선한 역할을 맡는다. 나치를 옹호하거나 그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의 국가적 관계, 인물들의 관계, 시대의 화두 들이 어떠했는가를 사실적인 자료를 토대로 알았을 때 역사의 내막을 알 수 있다. 재판에 관해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진범은 이 사건을 통해 가장 많은 이득을 본 사람이나 집단이라고 말이다. 소설이라면 그저 단순히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수긍하며 읽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나를 위기에서 구하고 이롭게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그저 누군가의 소설처럼 들려주는 이야기에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문하고 의심해야 한다.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은 전쟁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살았던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들어보고 시대를 이해해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