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닥터프렌즈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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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오래 살던 친구처럼 편한 의사가 되는 것은 모든 의사의 꿈이다. 하지만 고심 끝에 캐리커처를 넣은 병원 간판을 내걸어도 하얀 가운의 차가운 이미지를 지우기는 쉽지 않다. 닥터프렌즈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을 만큼 그걸 완벽히 해냈다. 첫 책 역시 이들만의 친근함과 다정함으로 똘똘 뭉쳐 있다. 친구 집 소파에 기대어 앉은 자세로 이들의 수다에 슬쩍 끼여보자.”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교회, 편의점, 커피숍, 학원, 병원들 생각외로 우리 주변에는 엄청난 수의 개업의들이 있다. 어떤 건물에는 동종 진료를 보는 병원이 서로 경쟁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본인은 평소 살아오면서, 동네 병원에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의사가 만능인 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분 이상 진료를 보던 의사들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 팔다리가 골절되어 눈에 보이는 정형외과가 아닌 이상, 증상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양약이나 연고를 처방받았다. 특히 피부과 진료를 볼 때는 더욱 심해서, 미용을 목적으로 온 환자가 아니면 거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하는 것이 전부다. 제일 길게 들은 말은 술 담배 하지 마시고, 잘 주무시고, 잘 드시고,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세요속으로 그렇게 살면 병원에 왜 오겠냐면서 그랬던 적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내 이웃집 의사 친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진료를 보고 있는 곳의 원장을 나는 주치의라고 부르는데, 외형적인 치료보다 더 큰 치료를 받는 것은 세심한 배려와 증상에 대한 꾸준한 설명이다. 진심 관심을 가지고 진료를 봐주는구나 하는 감사의 마음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진다. 당신의 그 진정성이 나를 낫게 하고 있다고 말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나는 나의 삶과 나의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유지할 것이다나는 절개를 하지 않을 것이고 결석환자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맡길 것이다. 나는 어느 집을 방문하든 환자를 이롭게 하기 위해 방문할 것이지만, 고의로 온갖 올바르지 못한 행위나 타락 행위를, 특히 자유인이든 노예이든 남자나 여자와의 성적 관계를 금할 것이다. 치료하는 중에는 물론이고 치료하지 않을 때조차도 사람들의 삶에 관해 내가 보거나 들은 것은 무엇이든 결코 발설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서, 나는 그러한 것들을 성스러운 비밀이라고 여겨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선서를 이행하고 어기지 않으면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평판을 받고 나의 삶과 기술을 향유할 수 있길 기원하고, 내가 선서를 어기고 거짓 맹세를 하는 것이라면 이와 반대되는 일이 있길 기원한다.

 

 

국민건강보험대한민국은 의료복지가 세계에서도 월등한 나라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인들도 비싼 의료비에 거의 병원을 가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이런 제대에 의료진과 환자들 모두 과잉진료의 상황이다. 항생제 처방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좋은 제도가 무능한 관료와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만날 때, 진료의 질은 떨어지고 불법과 편법이 기승 하게 된다.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는 같은 대학 동기인 전문의 두 명이 군의관으로 만난 인연으로 세 명의 친구가 되어 2017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의사들의 이야기다. 받아 본 책에는 세 명의 손글씨와 함께 건강과 즐거운 하루를 빌어주는 따뜻한 인사도 함께 왔다. 유튜브로 찾아본 저자들은 정말 젊고 활력이 넘치고 즐겁다. 채널을 둘러보며 유쾌한 영상도 많이 보았다. 저런 사람들이 나의 주치의가 된다면 얼마나 안심하고 나를 맡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자본주의와 자유경쟁 시대에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겠지만, 그 근본에는 공동체의 선한 약속이 있을 것이다. 믿음 말이다. 책을 읽고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평소의 반감이 수그러들고, 앞으로도 이들 같은 의사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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