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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 우리가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이유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에바 분더러 지음, 김현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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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욕구의 좌절이 부른 일곱 마리 코끼리, 자기방어의 원인을 찾고 견고한 마음의 힘을 찾는 길” 사소한 일로 빚어진 분노의 감정, 그 감정의 이면에 숨은 우리 내면의 이야기. ‘왜 저렇게 양말을 아무렇게나 벗어놓는 걸까?’, ‘왜 저런 말투로 전화를 끊는 거야!’ 우리는 아주 작은 일로 커다란 분노에 휩싸인다. 하지만 이 사소한 분노 뒤에 욕구가 좌절된 거대한 코끼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는 뮌헨 행동치료 전문가 양성기관에서 세미나 진행자, 치료사 교육 등의 활동을 하며 심리 치료사를 양성하는 전문의이다. 심리 치료 분야에서 4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불안장애에 비롯된 심리 질환에 대해 통합적인 치료 방식을 지향하며, 개인의 강점을 발전시켜 삶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돕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분노란 무엇인가?】 "화내는 사람에게 불끈 성내지 않는 자라면 이기기 힘든 싸움도 이겨내리라." 분노는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동물에게도 분노가 존재하므로 인간 고유의 특성은 아니다. 다만 동물들에게는 몇 가지 특성 상황에만 한정된다면, 사회를 이루고 거대 문명을 이룬 인간들에게는 진화의 시간만큼 분노도 진화했다. 분노에 찬 탱크로리 기사가 대형쇼핑몰을 향해 돌진했을 때 엄청난 사고를 기억한다. 어쩌면 분노는 암과 같을지도 모른다. 심리적 방어를 위해 존재했던 분노가 이제 우리 인류를 집어삼키려고 하니 말이다.
【모든 모기를 코끼리로 만들지 말라!】라는 독일의 속담이 있다. 어떤 작은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이유 없이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말이다. 아주 사소한 일들 앞에서 격하게 소리를 치거나, 욕을 하고 몸싸움을 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막상 상대와 싸우고 있을 때는 그저 분노만 치밀어 오르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목표도 없다. 그저 내 눈앞의 상대를 어떻게 하고 싶은 분노만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이 말리던지, 한풀 분이 꺾이고 나면 그렇게까지 분노하며 싸웠던 일에 대해 의아스러울 때도 있다. 분노의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시선으로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더욱 황당하게 보는 경우도 많다. 내가 3자가 됐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저들이 왜 저토록 험악하게 싸우는지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언힌지드】 2020년 ‘러셀 크로우’ 주연의 미국 스릴러 영화다. 월요일 아침,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해야 하는 레이철은 꽉 막힌 도로와 급한 마음에 짜증이 몰려온다. 앞차에 필요 이상으로 경적을 크게 울리고, 앞차의 운전자는 그녀의 무례한 행동에 사과를 요구한다. 이를 무시한 채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지만, 분노가 폭발한 그 남자는 친구와 가족, 아들까지 노리며 살인과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영화적으로 확대된 게 아니라, 우리 일상에는 이보다 더한 경우도 많다. 아파트 층간 소음, 특히 운전 중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미디어를 통해서 본다. 기본적으로 아주 사소한 일이다. 그것을 모기라고 했을 때, 해소되지 못한 것이 코끼리 만큼 커져서 우리 삶을 위협하는 것이다.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는 40년간 저자의 전문적인 상담을 토대로 작성된 치유서이다. 전쟁은 승자가 패자의 부산물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에 일상 중에 일어난 사소한 분노를 해소하지 못해 생긴 문제들로 발생한 싸움은 금전, 시간,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한다. 싸움의 승패가 생산적인 것이 아니라, 싸움이 깊어질수록 피해가 제곱으로 누적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좌절된 욕구의 감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제3의 시선으로 사건을 보면 너무나 명확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것들이다. 저자는 7개의 전형적인 코끼리를 통해 근원적인 욕구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 기본욕구를 만족하게 하거나 안정시켜 마음의 평정을 되찾도록 한다. 장난으로 고층 빌딩에서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외줄 타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