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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이론 -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유산
윤성철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평점 :
“만일 세상의 모든 지식을 송두리째 와해시키는 일대 혁명이 일어난다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최후의 지식은 무엇인가?”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질문에 답하는 7인의 이야기가 『단 하나의 이론』이다.
“우주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윤성철, 천체물리학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노명우, 사회학자>, “생명이란 우주의 메모리 반도체이다.” <김응빈, 미생물학자>, “마음은 신체와 환경의 소통에서 기원한다.” <김학진, 신겸심리학자>, “인류 지식의 원천은 엔트로피다.” <김범준, 통계물리학자>, “인가읜 욕구는 전염된다.” <김경일, 인지심리학자>, “인간 정신은 진화의 결과다” <박한선, 신경인류학자> 7명의 저자를 한번 이상은 텔레비전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봐왔던 분들일 겁니다. 특히나 본인은 심리학을 좋아해서, 김경일 교수의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이고, 최근엔 ‘다빈치 코드’라는 교양프로그램에서 위의 분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단 하나의 이론』은 전공도 직업도 다른, 심지어 연구 분야마저 서로 연관성이 없는 한국 석학들의 인문학 에세이다. 한 사람의 질문에 대해 그들 평생의 연구를 관철하여 대답하고 있다. 교양프로그램이나 가볍게 보는 유튜브의 내용보다는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신에 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경일 교수의 ‘인간의 욕구는 전염된다’를 파헤쳐 볼까 하였지만, 신이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윤성철 교수의 이야기에 꽂히고 말았다. 사람들은 항상 우주라는 말에서 신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래서 우주 이야기에 앞서 과학자로서는 선을 넘어 신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교수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인간이 현대의 철학과 과학을 모두 동원하여도 밝혀내거나, 풀지 못하는 모든 것은 종교의 영역 신에게 맡겨버린다. 어찌 보면 종교는 만능의 학문인 것 같다. 교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생물학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진화학자와 종교학자와의 다툼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교수는 우주의 진화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는 진화한다, 고로 내가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가지고 말이다. ‘우즈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라는 교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진리나 진실로 정의 내려야 하는 종교의 한계성을 지적하는 것 같다. 인간이 138억의 우주를 품기엔 100년의 세월은 너무나 짧고 끝없이 움직이는 우주를 정의할 수 없지만, 관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라 말하는 부분에서 동감한다.
『단 하나의 이론』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최후의 지식은 무엇인가?’ 질문에 7명의 석학이 마치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하는 것은 단 한 명뿐이다. 그렇기에, 전력을 다해서 정해진 분량 내에서 왜 나의 주장이 선택되어 전해져야 하는지 치열하지만 재미있게 펼쳐진다. 내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교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거나, 반문하면서 과연 어떤 것을 최종적으로 선택할까 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다. 처음에 선택했던 생각을 산채과 사색을 하면서 되씹고 바뀌기도 했다. 솔직히 개구쟁이 7인의 유쾌한 경쟁 담 같은 그렇지만 아주 깊이가 있는 이 책은 이 세계에 단 한 번이라도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은 꼭 읽기를 추천한다. 음모론이 아닌 진짜 학문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