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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평점 :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 인간은 혼자 살아갈 때 도덕이나 윤리가 필요하지 않다. 둘 이상의 사회를 형성할 때 서로를 위한 규칙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하위의 도덕에 강제성을 부여한 것이 법이다. 그러므로, 인간적인 도덕이나 양심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 법의 집행은 공권력이라 불리는 집단이 행한다. 법의 집행이 공정해지려면 권력이 정의로와야 하는 이유이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 하며 독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는 자기의 신념대로 독배를 마신 것이고, 나는 악법은 도덕에 반하고, 공권력의 정당성을 훼손하므로 악법은 처벌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능력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가?】 ‘조국 사태’의 핵심은 권력에 의한 도덕의 타락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입시 부정이다. ‘조국 수호’와 ‘조국 사퇴’, ‘검찰 개혁’과 ‘법치 파괴’,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분열되어 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 다른 문제들보다 훨씬 심각한 것은 사실 윤리의 파탄이다. 자기계발서를 매일 읽지만, 결코 안 읽는 방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했다고 말하는 간증 같은 성공담이다. 세상은 불공정하고, 불평등하고, 부조리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911테러로 세계 무역센터가 붕괴했다. 높은 두 건물에는 세계에서도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의 근무처였다. 그들이 능력이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헛된 죽임을 당했던 것일까? 능력은 인류 공동체에 부합되어야 하고, 개인의 능력이 권력이 되어 공동체의 윤리를 해친다면, 공동체는 그 사람을 추방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 것은 정말 나의 것인가?】 "충분한 양의 그리고 똑같이 좋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유물로 남겨져 있어야 한다. <존 로크>“ 건물주가 장래 희망인 나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불평등은 악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그런 것인지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경험은 사회에는 평등한 것보다는 불평등한 것이 더 많다고 말해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는 오히려 평등보다는 ‘정당화될 수 있는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불평등을 승인하고 감당할 수 있으려면, 불평등은 오직 사회 전체의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에 될 수 있는 불평등이어야 한다. “이미 높은 소득과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층이 자신이 장악한 시장과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자신의 소득을 늘리는 방법은 대표적인 돈벌이 수단이다.”
저자는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계명대에서 철학과 교수와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30년 동안 정치철학을 강의하며, 여러 논제에 관하여 질문을 던져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크라테스를 인용하며 그의 말을 의심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정의는 다름 아닌 강자에게 이로운 것이다.’라는 트라시마코스의 말이 우리의 현실을 훨씬 더 정확하게 대변한다고 말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며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를 우리는 위대한 현인이라고 말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나는 항상 그의 말을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인간이 지켜야 하는 것은 도덕과 윤리이다. 그것을 가장 최소한의 형태로 강제력을 부과하여 만든 것이 ‘법’이다. 그런데, 이 법을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세습적으로 정치를 해오는 집단과 권력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자들의 합작품이 아닌가? 사기의 이광전에서는 유교의 정신에 근거하여 군왕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하지만, 신하의 가족을 도륙한 군왕에게 더 나아가 그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불공정사회』는 공정이라는 허울을 쓴 9가지 현실적 질문을 던진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가장 이득을 취한 자들은 누구인가? 자본을 가지고 사재기한 자들과 공공재를 이용해 마스크를 생산한 공장주들이 아닌가? 자본주의의 논리대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정의라고 말하는 그들에게 왜 우리 사회는 공공재인 전기, 도로, 노동자 등의 의무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걸까? 그 목소리를 내고 외치고 법안을 마련해야 할 대변자들은 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이 말 어디에 현실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