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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기도가 될 때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수녀 지음 / 파람북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 앞에 서면 눈이 환해집니다. 침침했던 눈에서 무엇인가 걷히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그림은 제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고, 제 몸이 무거워 들어가지 못했던 신비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생명, 자유, 용서, 사랑, 초월적인 것,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 종교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그림들은 가만히 있는 저를 잡아당겨 세웁니다. 우선 화가의 삶이 그 안에 녹아 있고, 더 들어가면 화가 자신마저 넘어 저 먼 어떤 것, 인간의 눈에 희미한 어떤 것 혹은 실재가 우리 앞에 턱 놓이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어설픈 종교체험보다 훨씬 강렬하게 인간을 초월적 실재 앞에 놓아줍니다. 더욱이 형식적인 예배, 틀에 박힌 기복적 기도로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할 세계를 열어줍니다.”

【수도자】 동정이며 가난하신 그리스도,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종하심으로써 인간을 구속하시고 성화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자기를 하느님께 특별한 방법으로 봉헌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리에서 수녀복을 입은 여성들을 보기에 수녀만 있는 줄 알지만, 남성은 수사 여성은 수녀라고 칭하며 수도복을 입고 다닌다. 개신교에서는 볼 수 없고, 가톨릭과 정교회에서 볼 수 있다. 수도자를 신부의 아래 계급으로 보기도 하는데, 신부와 수도자를 겸하는 일도 있고,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 신부가 공동체 안에서 교육과 행정 등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수도자들은 특정 수도회에 속해서 기도와 수련을 한다. 신부를 교회의 목사처럼 본다면, 수도자들은 산중 암자의 스님처럼 보면 될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에서는 수도자의 위치나 지위과 매우 높다.
책의 저자는 현 창원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에서 수도 중인 ‘장요세파’ 수녀이다. 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은 11세기 프랑스에서 창설된 ‘시토회’ 소속으로, 새벽 3시 30분 기상해 밤 8시 불이 꺼질 때까지 기도와 독서, 노동으로 수도를 한다고 한다. 평생을 동정으로 오로지 그리스도와 세상을 위해 수련과 기도를 하는 수녀가 그림을 보는 시선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피에타】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된 성모 마리아의 그림이나 조각은 크게 두 중류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십자가 아래 계신 성모님이고, 다른 하나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돌아가신 아들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 즉 피에타입니다. 전자에서 성모님은 고통의 극한에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자식 잃은 어머니의 고통이 보는 이의 마음도 무너져내리게 합니다.” Stabat Mater는 13세기에 비롯한 성모에 대한 가톨릭 찬송이다. 페르골레지, 비발디, 하이든, 로시니, 드보르작 등 6백 명 이상의 작곡가가 이 주제로 작곡했다고 한다. 조각이나 회화에 ‘피에타’가 있다면, 음악에서는 ‘스타바트 마테르’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지오바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의 곡은 성모의 슬픔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곡으로 개인적으로 즐겨 듣는 곡이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는 많은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책 들 중에서, 종교인인 수녀의 시선에서 관련 명화들의 감상과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같은 종교를 믿고 있는 신도들에게는 공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이고, 다른 종교라 할지라도 책을 통해 충분히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