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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답법 - 개싸움을 지적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피터 버고지언.제임스 린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9월
평점 :

“이 책은 원활하게 논의하고, 상대를 회유하고, 부드럽게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습서다. 저자 피터와 제임스 역시 대화하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하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잘못 말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본인이 살아있는 지성인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존경까지 하는 사람을 말하라면 도킨스 교수다. 개미학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윌슨 교수와 비슷하게 생물학자인 교수는 더욱 나아가 인간의 사회적인 문제, 특히 종교인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이론과 논리로써 찾아내고 고쳐왔다. 다른 어떤 추천사보다 본인에게는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된 것이다.

【커피이야기】 커피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인 음료이다. 목동 ‘칼디’에 의한 전설이 있는가 하면, 수도승 ‘오마르’가 기원이라는 전설도 있다. 어쨌든 커피의 시작은 이슬람 문화였다. 칼디의 전설에 따라 이야기해보면 염소가 열매를 따 먹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하고, 먹어 보았더니 기분이 상쾌해지고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수도원에 가져가니 악마의 열매나 하여 불에 태웠더니, 수도원의 제자들이 머리가 맑아지고 졸음을 막았다고 한다. 14세기 십자군 이후 조금씩 유럽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는 데, 그리스나 이탈리아를 통해 점차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그런데 갑자기 왜 커피 이야기를 할까?
유럽은 전통적으로 와인 문화가 자리잡혀있는 곳이다. 지금도 소믈리에는 최고급 와인을 소개하고 해마다 가격을 갱신하고 있다. 와인은 또한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해서, 육식을 많이 하는 프랑스인들이 심장병 같은 질환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항산화 성분이 많은 것도 의학적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와인은 음료가 아니라 술이다. 적당히 조금만 마시면 약이 되지만, 술이라는 것이 어디 그런가? 와인을 마시던 유럽인들은 부드럽게 대화하다가 술에 점차 취하게 되면서 개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셔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일 것이다. 반면에 커피는 술이 아니라 취하지 않고, 많이 마시면 설사 정도의 부작용이 있는 음료일 뿐이다. 또한,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 이는 유럽의 대화 문화를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많은 예술과와 문학인들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개싸움을 하던 민중들은 계몽과 자유에 관하여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슬람의 커피가 유럽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아마도 아직도 유럽은 분열되고 야만적인 모습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유럽사람들을 대화와 토론의 장으로 이끌고, 르네상스와 계몽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본인은 이 커피문화로 생각한다. 이것이 와인에 취한 대화와 커피를 마시는 대화의 차이인 것이다.

【말이 안 통하는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 나와 다른 믿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왜 필요할까? 타인의 믿음도 중요하고 우리의 믿음도 중요하다. 날씨가 춥다고 믿는 사람은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는다. 그러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도덕적, 정치적 믿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면,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정치인에 투표하고 싶어진다. 그런가 하면 믿음은 바뀔 수도 있다. 누구나 답답하면 본능적으로 강압의 유혹을 느끼지만, 원수에게 두들겨 맞는다고 믿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의 믿음에 깊이 다가가는 방법은, 거의 언제나 솔직한 대화다. 대화라는 것은 협업이다. 상대방이 존재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믿음을 통해 생각을 재고하게 하고 행동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믿음도 되살펴 봐야 한다.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설명서만 가지고 차를 파는 영업사원과 직접 차를 운전해보고 장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차를 파는 영업사원 중 누구에게 고객은 마음을 열 것인가?

『어른의 문답법』은 36가지의 기법을 통해 소개 글 그대로 ‘개싸움을 어른들의 현명한 대화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논리적 근거만이 아닌, 응용인식론, 인질 협상, 종교,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석학들에게 자문하고, 검증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설명한다. 또한, 고대 철학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실용적인 대화법들을 설명해준다. 사람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에 속하고 평생을 대화해야 하는 동물이다. 사람의 갈등 99% 이상은 대화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른의 대화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진정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