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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은 왜 이리 인간을 미치도록 내면에 격랑을 일으키는지! 베토벤도 피카소도 사랑 앞에서는 결국 한 명의 인간이었던 모양입니다.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 앞에 내보인 두 저자 덕에, 시대의 천재로서 멀게만 느껴지던 그들이 꽤 인간적으로 보입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과 뜻밖의 즐거움, 반짝거리는 영감과 호기심입니다. 예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은 과연 언제나 고결했을까요?“ < 송지인 클래식 에디터 > 베토벤의 운명,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과연 그들 한 사람만의 창작물일까? 공동체에 의해 교육받고, 주변의 여러 환경에 의해 영감을 받고, 인류 대대로 내려온 문명의 유산을 운 좋게 표현한 게 아닐까? 베토벤이 독일이 아닌 18세기 조선의 천민이라면, 다빈치가 전쟁터로만 끌려다녔다면 과연 가능한 작품들이었을까?

“달은 우리에게 늘 똑같은 한쪽만 보여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삶 또한 그러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주옥같은 명대사가 나를 맞아준다. ‘[장 그르니에’의 전체적인 맥락에 동감한다. 우리가 정상의 산에서 장관을 볼 때,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고민한 적이 없다. 그저 태산에 점처럼 서 있는 우리 인간의 눈으로 각자 다른 감상을 하는 것이다. 달 또한 마찬가지다. 달은 그저 자기의 삶을 살고 있고, 우리가 보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저 우리의 수준이, 우리의 눈과 환경이 한쪽밖에 못 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 한쪽을 바라보고도 수억의 감상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췄다.
『천재』는 보편적인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정신적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을 말한다. 지능만이 아니라도, 감성이나 사회적인 업적이 높을 때도 우리는 천재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지능이 높다고 해서 전부 천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천재는 시대가 선택하고 만들어 주는 타이틀이다. 『예술가』 인간의 창조적인 활동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세상에서 아무 논란의 여지 없이 순수하게 좋고 선한 것은 여름날 날벼락처럼 찾아오는 개인적 행복과 예술뿐이다.” 흔히들, 예술은 예술가 혼자만의 표현이나 창작물로 오해하기 쉬운데, 예술은 창조자와 관람자가 상호작용이 일어남으로써 예술이 되는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도, 다빈치의 그림도 관람자가 없다면 예술이 될 수 없다.

『예술』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인간의 활동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절대자에게 선택받아, 선택적인 삶을 사는 생물이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예술은 창조주와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 주제들이 시대와 인간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술의 기준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시대의 선택을 받는 만큼 시대마다 새로운 기준들이 생긴다. 르네상스의 사실주의 미술에 반기를 든 즉흥적인 인상주의는 당대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날 최고의 미술로 인정받는다. 지금의 시대에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발칙한 예술가들』은 이런 예술을 창조하고, 시대의 선택을 받았던 천재들의 인간적인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프랑스 정부가 30조를 주면 모나리자를 팔겠다고 했는데, 그 그림을 그린 다빈치를 보는 것이 아니다. 창조적인 과학과 예술품을 남겼지만, 사회성과 인간적인 면에서 부족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다빈치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의 작품이 폄하되거나, 그의 인생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시대의 선택을 만들어 낸 그가 더욱 위대해 보이게 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도록 태어난다고 알고 있다. 80억 개의 면을 가진 주사위가 던져지고, 그 선택을 누가 받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천재들의 사생활을 읽는다는 것은, 시대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