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의 혼잣말 -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시선으로 찾아낸 일상의 예쁨들, 그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이야기
조선진 지음 / 니들북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llustrator(일러스트레이터) 삽화를 그리는 사람을 뜻한다. 경계와 분야가 모호해지는 현대에 와서는 파인아트와 아티스트와 구별이 모호할 정도로 확장되었다. 확대와 축소가 용이한 벡터 이미지를 만드는 직업을 지칭하기도 한다. 웹툰작가를 일러스트레이터로 지칭하기도 하나, 외국에서는 그리는 도구가 같아도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 게임 원화가를 확실히 구분해주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따라 수채화가, 동양화가, 서양화가 등 다양하게 불리니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 같다.

 




"담벼락 작은 고양이 담벼락에 그려진 작은 고양이가 어쩐지 외로워 보여 안아주고 싶었다. 분명히 같은 모습인데, 가끔 나만 다른 것 같아서 나만 혼자인 같아서 너무 외로울 때가 있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을 보면, 그저 눈물만 난다.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마음도 사치로 느껴진다. 그들의 처절하고 고단한 삶을 알기에 말이다. 절박한 순간에는 외로움을 느낄 시간도 없을 것이다. 외로움을 느낄 여유를 찾고 싶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똑같은 까만색 콩일 뿐인데, 어떤 콩에선 새콤한 오렌지 향이 나고, 어떤 콩에선 쌉싸름한 초콜릿 향이 나기도 한다.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지고 향의 깊이도 달라진다. 커피를 내리는 일은 일상과도 같다. 겉보기엔 비슷한 하루, 똑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을 들여다봤을 때 늘 조금씩은 달랐던 것처럼. 나의 커피를 내리는 일은 온전히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오늘 나의 하루는 어떤 향과 맛을 가지고 내려지는 걸까." 이 페이지만큼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도 없을 것이다. 커피를 내리는 일을 같이함으로써 동감할 수 있는 이야기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 한 번도 같은 맛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해서 미소가 절로 났다.





 

언어의 형태가 그림으로 보일 때가 있다. 특히 접해보지 못한 언어일수록 문자보다는 그림에 가깝게 보이는데 외국인들이 한글의 을 문자 말고 그림으로 인색해서, 한글은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 같아요.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여행에 문자가 더해지면 또 하나의 새로운 그림이 된다.” 화가나 일러스트레이터의 장점이 무엇일까? 우리의 언어나 글자는 표현하고 싶은 것의 20%도 말하지 못한다. 백 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 제주도 백록담의 아름다움을 말과 글로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가? 내가 지금 행복한 기분을 하늘만큼 땅만큼으로 밖에 적을 수 없는 게 언어의 한계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일러스트는 참으로 많은 내용과 감정을 싣고 있다.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그림 그리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고 한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포스터 작업도 진행했었고, 기업의 사보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저자의 약력보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부러운 것이 있었다.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저자의 마음과 세상을 보는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 말이다. 우리의 언어는 너무나 한정적이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좋고, 수백 년 된 우리가 명화라고 부르는 그림 앞에서는 몇 시간을 서서 보고있어도 즐겁기만 하다. 일상이 지치고, 날씨로 우울하고, 이유 없이 짜증 나는 일이 있다면, 그림들의 혼잣말을 곁에 두고 조금씩 읽길 추천한다. 당신의 삶에 작은 행복과 미소가 찾아오길 바라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