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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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롄커(阎连科, 중국 1958~ 64)는 현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꼽히며,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조심스레 손꼽히고 있다. 1958년 중국 허난상의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1978년 인민해방군으로 입대해 28년간 직업군으로 복무했다. 중국 작가협회 소속 1급 작가인데, 이는 정부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며 글을 쓴다는 것이다. 1989년 해방군 예술대학 문학과에 입학 후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중국 사회에 대한 비판 정신이 강한 작품을 많이 썼고, 이에 정부로부터 총 여덟 권의 책에 대하여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옌롄커의 생애를 보면서 직업군인인 것, 정부소속 작가인 것, 그런데도 사회 비판적인

글을 써왔다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정부가 가문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한편으로 공산당원으로서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1-2회 루쉰문학상을 수상했고, 오랫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만큼, 정부에서도 약간의 타협이 있었던 듯하다. 이것이 적당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옌렌커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수식어가 중국 반체제 작가 옌롄커이다.

 


일광유년1998년 저술한 소설이다. 무려 23년 전에 출간된 작품이며, 옌롄커의 초기 작품이기도 하다. 현실을 묘사한 장면은 무척이나 잔인스럽게 느껴지는데, 글에서 과장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옮겼을 뿐이고, 그나마 책에서 표현할 수 있는 수위에서 적은 것이다. 중국 인민의 고난과 고통이 소름 끼치도록 전해진다. 이 작품을 완성하고 인터뷰에서 그는 내 글쓰기 가운데 가장 큰 전환점이자 가장 기념할 만한 글쓰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고 한다.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서 김태성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1997년 창업하여 무수히 많은 출판을 한 유서 깊은 출판사이다. 도서의 장르에 따라 레이블 브랜드로 출간되고 있고, 모태가 되는 자음과 모음에서는 이름처럼 주로 한국작가들의 아름다운 소설과 문학성 높은 해외 문학을 주로 출간하고 있다. 그만큼 시대와 출판사의 검증을 거친 높은 작품성의 도서를 출간하는 곳이라 보면 되겠다.

 

저자는 이 작품을 쓰는 데 4년을 고투했다고 말했다. 허리 부상으로 제대로 앉지도 못한 상태에서 특수 제작한 책상에서 누워서 글을 썼다고 전해지는데, 이 작품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고민했을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출간된 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시간이라며 엄청난 인고의 시간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빛날)(흐를)() 중화권 문학이기에, 제목의 한자어를 어떻게 책의 내용과 맞아떨어지게 생각해야 맞을까 생각해봤다. 일광은 해의 빛으로 하루 동안 내리쪼이는 햇빛이다. 유년은 한평생의 운수를 해마다 풀어 놓은 사주를 말한다.

 




중국 허난성의 산골 마을에 세 가지 성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 공간적 배경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대대로 특이한 유전병을 앓고 태어나는데, 나이가 들면 목구멍이 막혀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병이다. 근친과 유전적 교류가 없는 왕가나 오지에서 흔히 생기는 것이 열성 유전병이다. 이 책의 주제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공포인 죽음의 소재로 이 유전병을 쓰고 있다. 마을 지도자는 병원 원인을 유전이 아닌 마을의 식수로 지목하고, 멀리 있는 강물을 끌어와 바꾸려 한다. 대규모 토목공사이기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일이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피하고자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으게 된다. 그렇게 수로를 파게 되고 물이 들어오고 욕망과 고난과 비극 등이 어우러진 소설이 주된 내용이다.

 


다시 제목으로 들어가 생각해보았다. 일광은 하루 동안 내리쬐는 빛으로 일간의 헛된 욕망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이 들었고, 유년은 이기적이고 반인륜적인 인생은 결코 희극이 될 수 없음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줌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인류의 윤리 앞에선 결코 빛날 수 없으리라.

 



"카인과 아벨 인류 최초의 살인"


소설인 만큼 줄거리의 설명 없이 느낌을 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소설을 읽은 느낌은 설명할 수 있다. 한국에는 길을 걸으면 편의점과 커피점이 아주 많이 보인다. 또한, 그것만큼 많이 보이는 것이 있으니, 붉은 십자가의 교회이다. 예배를 드리는 많은 사람의 기도 내용은 시험에 붙게 해주세요’ ,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 ‘건강하게 해주세요등 달라는 내용이다. 세상의 가장 작은 자를 위해 온 종교가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말이다. 앞으로 살아갈 삶이 많은 분은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참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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