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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 장속 세균만 다스려도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
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8월
평점 :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 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다.”
책의 소개에 앞서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하는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게놈(Genome)의 합성어이다. 그러니까 세균과 유전자 정보를 가진 미생물의 합성어다. 인간 신체의 세포 수는 대략 37조 개라고 한다. 장에만 서식하는 미생물이 39조 개정도라고 한다.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보다 많은 이들이 실지 인간의 주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더욱이 유전자 정보만을 가진 그것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밝혀낸 부분이 많지 않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자는 것과 먹는 것이다. 다른 생명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은 무기물질도 아니고, 스스로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식물도 아니다. 애초에 다른 것의 생명을 취하여 에너지를 만들게끔 설계됐다. 또한, 논리나 이유가 필요 없이 생명을 유지하게끔 강제 설계되었다. 결국, 태생적으로 다른 생명을 섭취해서 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어찌 보면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장내 미생물을 먹여 살리는 존재가 된 기분까지 든다. 이렇게 설계된 인간 자체를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 설계방식에 맞게 에너지를 섭취해야 하고, 그중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건강식을 할 것인가? 정크 식을 할 것인가이다.

『왜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할까?』, 자도 자도 왜 계속 피곤한 걸까? 항상 괜히 불안하고, 작은 일에도 생각이 가지처럼 뻗어 잠 못 이루고, 좋은 말을 듣고 좋은 글을 읽으며 명상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홈쇼핑에 마약 베개라는 광고를 보고 주문하여 사용하여도 잠을 깊이 잔 적이 없다. 불안과 불면증이 반복되다 보니 매사 민감해지고, 신경질적이게 되고, 하던 일마저 꼬이게 된다. 고작 몇 시간을 못 잤을 뿐인데, 마치 나비효과처럼 인생 전반에 거대한 폭풍으로 나에게 들이닥친다.
가브리엘 페를뮈테르는 파리 앙투안 베클레르병원에서 소화기 및 영양학 분과장을 맡고 있다. 프랑스 국립 보건의학연구소의 산하 랩을 이끌면서 인간의 신체, 정신 건강과 세균의 상관관계를 집중적 연구하는 전문의이다. 책은 굉장히 과학과 의학적 근거하에 쓰여있다. 인간은 아무리 중강도의 헬스를 해도 에너지의 10% 이상을 사용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의 뇌는 숨만 쉬고 있어도 에너지의 25%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위를 거쳐 장에서 분해되어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그 장 속에 거주하는 미생물의 수가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 수보다 많은 것이다. 어찌 보면 인간은 뇌의 통제가 아닌, 장내 미생물의 민주주의에 따라 통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 감정의 90%는 장 속 세균 때문이다.” 요즘 홈쇼핑이나 건강 채널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 패널들이 나와서 이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고 장내 균형을 맞춰야 건강해진다고 한다. 왜 갑자기 이런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까? 그것은 단지 상업적인 유행이 아니라, 인간 게놈지도를 완성해 가는 과정과 미시세계의 연구발전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세계적 팬더믹을 겪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도 미시세계의 주민이다.
책은 총 13장에 걸쳐 장과 우리의 감정 즉 뇌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단지 MSG의 맛에 취해서 인생의 황금기를 불행하게 보낼 것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하고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서 더욱 나은 자신과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이것은 오로지 이 서평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