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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정원
아나톨 프랑스 지음, 이민주 옮김 / B612 / 2021년 7월
평점 :

아나톨 프랑스(프랑스, 1844~1924) 자크 아나톨 프랑수아 티보의 필명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그리스·라틴·프랑스의 고전을 읽고 철저한 고전주의자가 되었다. 중학교 졸업 후 《황금 시집》을 발표하였다. 그 후에는 소설과 비평을 썼으며, 아카데미 문학상을 받았다. 소설 《실베스트르 보나르의 죄》, 《타이스》, 《붉은 백합》 등으로 명성을 떨쳤다. 5년 동안 정기적으로 문예 시평을 썼으며, 극평에도 뛰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는 평화주의를 주장하였으며, 1921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아나톨 프랑스는 서적상의 아들로 태어나 일생을 책과 더불어 보냈다. 프랑스는 인간에 대한 경멸과 풍자를 중심으로 한 지적회의주의자로서 인상비평가, 자전적 작가로 알려져 있다. 풍자적이고 회의적이며 세련된 비평으로 당대 프랑스의 이상적인 문인이라는 평을 받았다.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가족과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많은 작가가 오로지 자신의 상상력만이 아닌, 시대상과 그리고 가족을 배경으로 글이 나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에피쿠로스는 기원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에피쿠로스 학파의 창시자이다. 300권이 넘는 저술 활동을 했는데, 전해지는 것은 몇 권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에피쿠로스 학파 철학 대부분은 후대 추종자들의 해설에 유래한다고 한다. 학파의 철학 목적은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얻는 데 있었다. 평정, 평화, 자유, 무통 등의 행복의 조건에 들어간다고 한다. 쾌락과 고통은 선과 악의 척도가 되며,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신은 인간을 죄인으로 보지 않으며, 우주는 무한하고 영원하다고 말했다. 그의 철학 중에 세상의 모든 현상은 궁극적으로 빈 곳을 움직이는 원자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기원전의 철학자가 세상을 미시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따름이다.
아나톨 프랑스가 제1차 세계대전을 지켜보며 인간들의 행복과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들을 보면서 크게 낙심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동경하며, 이야기하며 평화를 말했을 것이다. 에피쿠로스가 자신의 철학을 논하던 장소가 정원이었다. 아나톨 프랑스는 기원전의 철학가에게 깊은 존경과 그의 행복에 대한 이해를 깊게 따르고 있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저 아름다운 정원을 사들여 직접 그 땅을 일구었다. 그는 거기에서 자신의 학파를 이루었고, 제자들과 함께 온화하고 마뜩한 삶을 살았다. 그는 정원을 걸으며 또 정원을 일구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그는 온화했고, 누구에게나 정감 있게 대했다. 그는 철학에 몰두하는 것보다 고상한 일은 없다고 확신했다.” 책의 인용구를 통해서 저자의 시대를 바라보는 생각을 나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다. 지구를 여덟 바퀴 돌아서 시간을 되돌리는 것 같은 일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한사람이 수억 명을 살리는 천재적인 발상도 가능하지 않다.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을 찾고, 선한 영향력을 이웃과 나누는 그것이야말로 평화로운 세상이다. 책을 덮으면서 거대한 인생의 여로가 아닌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