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 패배자들 -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그룹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지원으로 설립한 SKK GSB의 학장을 역임했다. 국내 경영학계에서는 마케팅, 특히 가격관리 분야에서도 선구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유수의 기업과 사회단체에서 1500회 이상의 강연을 했을 만큼 기업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라 하는 경영 그루로 평가받고 있다.

“아테네의 파괴적 혁신가 테미스토클레스, 송의 마지막 방패 악비, 소련 혁명의 수호자 트로츠키, 사막의 여우 롬멜, 세기의 혁명가 고르바초프,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 리지웨이, 명나라를 세운 떠돌이 승려 주원장, 지금의 중국을 만든 한 무제까지, 격변의 시기에 등장해 시대를 바꾼 리더십을 발휘했으나 결국 패배자, 잊힌 승자로 기억된 역사적 인물 8인을 통해 리더가 갖춰야 할 강인함, 통찰력, 책임감과 신뢰, 가치를 알아본다.” 소개과 책을 통해 읽으면서 세상과 역사를 생각하게 된다. 악비나 롬멜은 전생사에 보기 드문 명장이다. 그러나 역사는 배신당함이나 패배자의 진영에 그들을 두고 있다. 누구보다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자들이다. 그러면 세상을 보는 눈이 없는 반쪽짜리 천재들이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명분이 없지만, 능력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발휘할 것이다. 나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나에게 밥을 주는 명분 있는 자에게 말이다. 명분 있는 자가 지옥을 걸으면 그 길이 칼이 되어서라도 말이다. 그래도 한가지 한신이나 악비처럼 영웅에서 배반자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은 애처롭지 않을 수가 없다.
『위대한 패배자들』은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얼마 전 읽었던 《나카지마 아쓰시》의 이능전이 생각이 났다. 이능은 전쟁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만년의 폭군 한무제는 그의 가족을 도륙 내버린다. 군주에 대한 충성을 도리라 생각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고뇌하는 이의 이야기다. 한무제는 중국 전한을 대표하는 황제이자, 세계사 역사가에 따라서 성군이나 명군인지 아니면 폭군인지 평가가 갈리는 양면적인 황제이다. 저자 역시 한무제를 위대했지만, 만년에 어떻게 패배자가 되었는지를 써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수많은 명장이 나온다. 지략가들을 제외하고 실전에서의 장군들만 몽고메리, 브래들리, 패튼, 롬멜, 주코프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사막의 여우라 불렸던 롬멜을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 전략가들은 롬멜처럼 병력과 물자 면에서 늘 열세에 있었던 군 지휘관이 어떻게 거듭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가를 분석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그는 전략적 지혜뿐만 아니라, 전광석화 같은 전술적 기동력, 삼십육계의 수상개화같은 수단을 이용하여 적을 교란했다. 저자는 도박사라 표현하며, 창의력과 기량과 그의 행동력을 칭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휘관이 갖춰야 할 병사들이 따르는 명장이었다는 것이다. 병사들과 함께한 그의 원칙은 확고했다. ‘앞장서서 지휘한다.’ 롬멜편을 읽으면서 철학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돌보지 않는다면 아무리 천재라도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장군과 충신의 가족을 도륙 낸 군주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처럼 그들은 시대에 충실했고 능력을 발휘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우리가 전지적 시점으로 그들을 지금 평가할지 모르겠으나, 그 시대에서 그들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상황에서 지는 것이 패배자인가? 아니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것이 패배자인가? 나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 끝으로, 정말 훌륭하게 잘 쓰인 책이다. 노교수의 이야기도 편협하지 않고 중용적인 시선으로 모두를 바라보고 있다. 성공, 대박, 기운 이러한 말들이 인기를 태그를 장식할 때 패배자라는 태그를 가지고 출시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 하겠다. 유필화 교수님과 함께 책을 끝까지 편집하고 출판하여 준 흐름출판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