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
조정형.조윤주 지음 / 다온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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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농화학과에서 발효학을 전공한 후 삼학소주, 보배소주 연구실장, 한일소주 기술고문 등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주류 생산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주류업계에 몸담으면서 선조들의 정성이 담긴 술들을 되살리는 일이 중요함을 깨닫고 전국을 누비며 우리 전통주에 관한 자료들을 모으고 집대성하였다. 우리의 술을 되살리기 위해 30여 년 동안 노력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전통식품 명인 9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중요 무형문화재 6호인 이강주 기능 보유자이며 현재 전주 이강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약력을 통해 현대의 술과 전통주에 관한 평생의 법칙을 함께한 진정한 명인임을 알게 되었다.

 




맥주의 역사를 6,000년 정도로 보고 있다. 곡물로 만든 빵을 분쇄한 다음 맥아를 넣고 물을 부은 뒤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맥주를 처음 제조했다고 한다. 독일이 이런 맥주로 아주 유명하다.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에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는데, 이는 증기가 관등 설비의 발전도 영향이었으나,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든 근로자들의 굶주린 배와 고달픔을 달래던 음식이자 술이었다. 한반도의 술의 역사도 명성이 깊다.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오랜 세월 허기진 배를 채워준 탁주가 있었고, 맑고 향기로워 식사에 제격인 청주, 청주에 여러 부재료를 넣어 만든 약주 등이 있다. 거기에 원나라를 통해 증류 기술이 전파되어 소주를 빚기 시작했는데, 청주나 탁주를 증류한 소주 등이 있다. 한반도의 술 문화는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서도 굉장히 복잡하고 정밀하게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3대 명주로 감흥로, 죽력고, 이강고를 꼽는다. 이강고는 배와 생강을 주재료로 하는 소주이며 혼성주이다. 전라북도 전주시의 특산물이기도 하며, 저자인 무형문화재 조정형 명인이 빚는 술이기도 하다. 명인의 가문에서 생산되는 술이었는 데, 일제강점기를 즈음해서 그 대가 끊긴다. 그것을 70년 후 개인재산을 털어가며 부활시켜 현재에 이르게 한 것이다. 임원십육지, 1827년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아리의 껍질을 벗기고 돌 위에서 갈아 즙을 고운 베주머니에 걸러서 찌꺼기는 버리고, 생강도 즙을 내어 밭친다. 배즙, 좋은 꿀 적당량, 생강즙 약간 잘 섞어 소주병에 넣은 후 중탕하는 방법은 죽력고와 같다.” 전수를 통한 배움이 아니라, 이런 문헌들을 찾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 정성이 얼마나 대단했을까 싶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이강주에 가지는 명인의 마음은 자식 그 이상이라 생각된다.

 




책은 정말 방대한 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선 우리의 전통주의 유래와 원리를 설명하고, 전 세계의 술의 역사와 신화 속의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적어내고 있다. 각종 양조의 기법을 삽화로 설명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25인의 명주도 삽화와 함께 정성스레 이야기한다. 특히나 이기숙 명인의 감홍로, 송명섭 명인의 죽력고는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우리나라의 정기주와 세시풍속의 술 이야기가 뒤를 따르며, 세계의 음주문화와 유명 술도 소개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혹시라도 직접 빚어 마실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술을 빚는 방법보다 철학과 역사를 읽은 것이 더욱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집에서 탁주는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명인은 아니지만 조금 더 다양하게 제조를 해볼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취하는 술이 아닌, 풍류의 술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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